[사설] 면세점 춘추전국시대…관광대국 이끌 첨병돼라

관세청이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롯데면세점·신세계디에프·현대백화점 등 3곳을 선정했다. 이번에 중소·중견기업 부문으로 뽑힌 탑시티면세점까지 포함하면 내년부터 서울에만 총 13곳의 시내면세점이 들어서게 된다. 물론 시장 일각에서 지적하듯 면세점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중국 정부의 유커(중국인 관광객)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면세사업장 공급과잉으로 인한 양극화 걱정도 마냥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우리의 면세점 정책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독과점 구조의 해소라는 정책 취지가 실현된데다 쇼핑의 선택 폭을 넓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면세시장 규모는 올해 11조∼12조원으로 예상되며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관광 유통업계의 가장 큰 손님인 유커의 방한 목적 1위가 쇼핑(75.3%)이었고 이들이 주로 돈을 쓰는 곳이 시내면세점(72.7%)이었다. 어차피 보고 즐길 관광자원이 태부족인데다 쇼핑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국내 실정에서 면세점이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면세점을 등록제로 전환할 경우 사업자 난립으로 판매 상품의 수준이 떨어지고 외국 거대 자본이 진출해 국내 업체에 피해를 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나 등록제 자체가 시장을 파괴한다는 논리는 비현실적이다. 홍콩과 싱가포르 등 시내면세점 등록제를 채택한 국가에서 사업자들끼리 경쟁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이끌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면세점들은 이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무한 경쟁을 펼치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 자체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야 한다. 더불어 면세점 정책이 더 이상 무책임한 정쟁에 끌려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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