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오른쪽)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지난 11월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당파 모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탈당에 머뭇거리는 새누리당 비박계 잠룡인 유승민 의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탈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유 의원이 탈당을 결심하면 비박들의 동조 탈당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지만 유 의원이 당에 남아 개혁을 하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자칫 비박들의 동조 탈당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남 지사는 18일 “정치적 계산을 그만두라”며 탈당에 머뭇거리는 유 의원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권 내 잠룡인 남 지시가 경쟁자인 유 의원을 향해 포문을 연 것이어서 자칫 비박 간 내전 양상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남 지사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현직 탈당 의원 모임 전체회의에서 “(친박 원내대표가 된 상황에서) 새누리당 해체와 친박 인적 청산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며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친박계 인적 청산 결과가 달라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어 “친박이 주류이고 다수인 새누리당 안에서 새누리당 해체와 인적 청산은 애당초 불가능한 게 아니었느냐. 그것을 모르느냐”며 “새누리당 안에서 무엇을 목표로 남아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유 의원을 향해 “더 이상 어떤 수모를 당해야 친박들과 결별할 것이냐”며 “아직도 새누리당의 적통을 가지고 있어야 보수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믿느냐”고 비판에 가세했다. 일부에서는 비박계가 탈당 타이밍은 물론 명분까지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가 후보를 낼 때 비박계는 경선 보이콧을 했어야 했다”며 “비박계 후보를 단일화해 경선에 참여하는 순간 이미 탈당 타이밍과 명분을 놓쳤다”고 말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