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미국 동화작가 닥터 수스의 그린치(아이들의 성탄절을 훔치는 악당)으로 묘사한 디벨트 만평/출처=‘@ulfposh’트위터
독일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터키 내 고등학교의 성탄절 금지 결정이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도이체벨레(DPA) 등에 따르면 독일 외무부는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스탄불 리세시 고등학교의 행정실이 내린 성탄절 행사 금지령을 이해할 수 없다”며 “독일과 터키 우호를 대표하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이 학교가 성탄절 문화교류 행사 전통을 중단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100여년 전 설립된 이 고등학교는 독일 정부가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명문 공립 고등학교다. 학생 대부분은 터키 출신이고 교사 35명은 독일 출신이다. 매년 12월이면 학교는 소규모 성탄절 행사를 열고 학생들에게 성탄절 의미를 가르쳐왔다.
학교 측은 이러한 성탄절 행사 및 캐럴송이 금지됐다는 보도에 대해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으나 교사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성탄절 금지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하라는 경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기독민주당(CDU) 소속 프랑크 요제프 융 의원은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독일 정부가 학교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으니 교육과정에 참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좌파당의 세빔 다델렌 의원은 학교의 이번 결정을 “터키 내 이슬람 독재의 징조”로 강력히 비난했다.
/최재서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