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해 고급차 시장 판매 기반도 다지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법인장 50여명이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회의를 열어 올해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을 점검하는 한편 내년 생산·판매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이날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주재의 종합회의에서 법인장 회의 때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내년 각 시장 사업계획을 구체화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최근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양사 해외법인장들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SUV 라인업 확대 △승용 모델 경쟁력 향상 △친환경차 시장 공략 가속화 △신규 시장 개척 등으로 판매확대를 꾀하기로 했다.
SUV 중에서도 소형 차종의 인기가 높은 점을 감안해 양사 모두 내년에 새로운 소형 SUV 개발을 끝내고 국내는 물론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중국에서는 중국형 쏘렌토와 가격 경쟁력을 높인 준중형 SUV를 내놓을 계획이다.
신차와 지역별 특화모델 개발을 통해 승용차의 경쟁력도 끌어올린다. 현대차는 유럽에서 핵심 차종인 i30 판매를 본격화하고 기아차는 K7을 미국 시장에 새로 투입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중형 럭셔리 세단인 G70을 내년 하반기 출시하고 미국에 G80을 내놓아 고급차 판매 기반을 다진다는 복안을 가졌다.
친환경차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니로 PHEV 등을 새롭게 선보이고 내년에는 미국에 니로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기로 했다.
주요 시장의 성장 둔화세를 만회하기 위해 아세안 등 잠재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 내년에 7.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세안 지역의 판매를 강화하고 멕시코와 중국 창저우 공장의 조기 안착을 기반으로 중남미와 중국 지방을 본격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에 완공되는 중국 충칭 공장에서 생산한 전략모델을 앞세워 내륙 지역 판매를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해외법인장회의에서 논의한 결과와 국내영업본부 경영계획 등을 종합해 내년 판매목표를 수립한 뒤 내년 초 열릴 시무식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부터 자유토론을 강화해 본사와 해외법인장 간에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며 “이를 바탕으로 SUV 신차 출시 및 공급 확대 방안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 및 신흥시장 경기침체 등 위기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했다”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