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오른쪽) 필리핀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새로 부임한 성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 앞에서 미국의 지원은 필요 없다며 양국 관계에 불을 지폈다.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밤 대통령궁에서 열린 남부 술루주 평화와 개발 프로젝트 행사에서 미국의 추가 원조 보류와 관련, “밀레니엄 챌린지는 4억 달러(4,754억 원)를 지원하겠지만, 중국은 나에게 150억 달러(17조8,260억 원)를 줄 것”이라며 “미국 지원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미 해외원조 기구인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MCC)’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해 인권 유린을 문제 삼아 필리핀을 원조 대상국으로 재선정 하는 것을 유보하자 이를 비난하며 미국 대신 중국과 손잡으면 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필리핀은 경제 개발과 빈곤 감소를 위해 올해 5월까지 5년간 MCC로부터 약 4억3,400만달러(5,158억 원) 규모의 원조를 받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에 지난 10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의 군사동맹 파기를 선언했던 것도 함께 언급하며 “말 뿐이던 미국·필리핀의 충돌이 이제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두테르테가 실제 군사협약을 깰 일은 없겠지만, 필리핀이 중국을 향해 돌아선 이유가 미국의 지나친 간섭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최재서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