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부동산시장 전문가 설문] "하반기 갈수록 침체...수도권보다 지방 집값 하락폭 더 클 것"

■ 시장 전망과 변수는
"일찍 호황국면 들어갔던 지방시장 하락 본격화"
"금융규제가 시장흐름 결정할 최대 변수" 60%
"팔려면 상반기 유리, 하반기 매수기회 노려볼만"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침체의 골이 더 깊다.’

건설·부동산 업계 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한 ‘2017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국 주택가격이 물가 상승률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주택경기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하락폭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내년 주택 매도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상반기가 더 좋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동반 침체 속 양극화 심화=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5%에 해당하는 28명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이 2% 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아파트 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견해는 1명에 불과했다.

반면 지방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지방 주택가격 상승률에 대한 전망은 1% 미만이 26명(60.4%)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으며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도 12명(27.9%)이나 됐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올해보다 상승세가 꺾이는 가운데 지방의 침체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보다 앞서 호황 국면에 들어갔던 지방 주택시장의 경우 올해를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고 내년에는 그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 수도권·지방 주택시장과 관련해 “입주물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이 대량 공급지역부터 발생할 것이고, 특히 지방의 경우에는 그 압력이 더욱 클 것”이라며 “아울러 지방은 산업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영향도 더 크게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입주물량보다 대출규제 등 금융이 주요 변수=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금융’을 꼽았다.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를 묻는 질문(응답자 2개 중복선택)에 ‘대출규제 등 금융’를 선택한 응답자가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도금 대출규제가 이미 시행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아파트 잔금대출에 현 주택담보대출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설문에 참여한 한 시행사 대표는 “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자금원이 대부분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출규제 및 주택공급 억제정책으로 주택수요가 감소해 주택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상승을 선택한 응답자도 23명(26.7%)이나 됐다.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주택시장에 미치는 실제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입주물량 증가는 3위를 기록했다.


◇집 매도 상반기가 유리, 매수는 타이밍 고려=내년 주택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침체 지속 46.5%, 상고하저 39.5%, 상저하고 13.9% 등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살펴보면 적잖은 전문가들이 하반기 주택경기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 주택경기를 더 나쁘게 보는 것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더 많다는 점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반기에 들수록 집을 팔려고 내놓은 매물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실수요자 입장에서 본다면 집을 팔려고 한다면 내년 상반기가 좋고 집을 사야 한다면 하반기가 더 좋을 수 있다”며 “주택경기 흐름을 잘 살펴 매도·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

◇건설사=△손효영 라온건설 대표 △신경식 중흥건설 상무 △최상헌 대림산업 마케팅팀장 △강성원 반도건설 영업본부 상무 △윤점식 대우건설 마케팅담당 상무 △유승하 현대건설 주택사업부 전무 △조재호 GS건설 주택영업본부 상무 △노규현 롯데건설 마케팅부문장 상무 △하헌의 신동아건설 이사 △양영한 우미건설 마케팅팀 이사

◇신탁=△조영호 코람코자산신탁 부사장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사장 △권준명 무궁화신탁 신탁사업1본부장 △임해원 코리아신탁 본부장 △송흥호 대한토지신탁 경영지원본부장 △나현남 KB부동산신탁 부장

◇시행=△구명완 엠디엠플러스 대표 △김대명 지우알엔씨 대표 △이용인 빌더스개발 부장 △배진호 한림건축 기획부문 부사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송길섭 STS개발 개발사업부 부장 △안재홍 안강건설 대표

◇연구원=△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정책실장 △권치흥 LH토지주택연구원 부동산시장분석연구센터장

◇교수=△심교언 건국대 교수 △조명래 단국대 교수 △남영우 나사렛대 교수 △이창무 한양대 교수 △이상영 명지대 교수

◇시장전문가=△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팀장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 △김연화 IBK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 △강태욱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자문위원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안성용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차장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