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 난동, 강남 중소기업 사장 아들 ‘리처드 막스’ 제압 ‘국제망신’
서울 강남에 사는 중소기업 사장 아들이 만취 상태로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 난동을 부려 경찰에 체포됐다. 이 비행기에 동승하고 있던 미국 유명 가수 리처드 막스가 기내 난동과 항공사 승무원 제압과정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경찰대는 전날 낮 12시30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480편에 탑승해 승객과 승무원을 폭행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 및 폭행)로 임모씨(34)를 붙잡았다.
임씨는 항공편 비즈니스석에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옆좌석 승객에게 말을 걸었으나 대꾸가 없자 이 승객의 뺨을 때리며 난동을 부린 혐의. 임씨는 탑승 당시 이미 만취 상태였고 자신을 저지하는 승무원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한항공 승무원은 승객의 도움을 받아 임씨를 제압한 뒤 인천공항에 착륙 후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임씨가 만취 상태로 진술이 어려워 인천공항을 찾아온 부모에 넘겨 귀가시켰고 21일 소환해 재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임씨를 인계받았을 당시 만취 상태로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오늘(21일) 중 임씨를 불러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임씨는 서울 강남 지역에 살고 있으며 아버지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며 베트남에는 회사 일로 자주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의 기내 난동은 같은 항공기에 탑승했던 미국 가수 리처드 막스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리차드 막스는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만간 대한항공 KE480 항공편에 대한 얘기가 퍼질 것”이라며 “우리 옆 승객이 다른 승객들과 승무원을 공격했고, 승무원들의 교육 상태는 열악했다”고 게재했다.
리처드 막스는 이후 4차례 글을 더 올렸고 마지막 글에서 당시 기내 난동 현장이 담긴 사진도 올렸다.
대한항공은 “승무원들이 기내난동 대응 절차에 따라 구두경고 등 대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난동 승객의 폭언과 고성이 계속됐다”며 “주변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포승줄로 포박한 후 도착 즉시 경찰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KE480(B737-900)편의 기종은 최대 150명이 탈 수 있는 비행기. 남자 승무원은 없고 여자 승무원만 6명(사무장 포함)이 탑승해 있었고, 포승줄로 결박할 때는 남자 정비직원 1명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리처드막스 SNS 캡처]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