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 조사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 지난달 중남미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이 전년동기대비 70% 이상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중남미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총 8건, 금액 기준으로는 16억 달러(약 1조9,000억 원)에 그쳐 1년 전에 비해 71%나 줄었다. 특히 자원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통상 10억 달러를 웃돌았으나, 지난달에는 단 한 곳만이 회사채를 발행했을 정도다.
아시아 기업들도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달 타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기업의 회사채발행은 금액 기준 29억 달러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65% 감소했다. 한국에서는 카지노 운영업체인 파라다이스사가 1,000억 원 규모의 기채를 계획했다가 금리상승 등의 이유로 취소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처럼 신흥국 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크게 위축된 것은 미 대선 이후 이어지는 달러화 강세 때문이다. 달러화 가치가 치솟는 반면 신흥국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대부분 달러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비용부담 때문에 기채를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11월 한 달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9%, 브라질 헤알화는 6% 떨어졌으며 말레이시아 링깃화도 7% 가량 하락했다.
해외투자가들이 신흥국 투자를 기피하는 현상도 한몫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해외투자가들은 11월에 신흥국에서 242억 달러를 빼냈으며, 이 중 70%는 채권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도이치증권의 무라키 마사오 조사부장은 “회사채에 적극 투자하려는 수요가 적다”며 “수급 면에서도 기채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앞으로도 신흥국에서 미국으로의 자금 환류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