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을 정조준한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에도 21일 시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인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물산(000830)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압수수색 여파에도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고 최근 낙폭이 컸던 삼성물산은 기관과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4% 가까이 올랐다. 투자자들은 경제외적인 변수보다는 주주친화 정책과 실적 등 회사의 펀더멘털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39%(7,000원) 내린 180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나흘 만에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83만원을 찍으며 또다시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을 반납했다. 4·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삼성물산도 이날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3.92%(5,000원) 오른 13만2,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한 달 만에 13만원선을 회복했다. 특검이 이날 수사 개시와 동시에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국민연금을 선택하며 이들 기업의 주가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은 오히려 차분하게 반응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최순실의 삼성에 대한 제3자 뇌물공여,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대한 대가 및 국민연금의 배임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은 일단 이날 주가 흐름에서 보듯 특검 수사보다는 회사의 펀더멘털에 베팅했다. 실제 두 회사는 지배구조 개편 외에도 4·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이 8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 주가는 기존 195만원에서 2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물산에 대해서도 “최근 주가 하락은 공매도와 같은 수급 측면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바닥권으로 다시 볼 수 없는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