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곡할 수류탄 사고…1년 조사에도 원인 불명

사고 터져 사상자 발생…원인도 모른 채 개선책만 나와
미끄럼방지 엠보싱 부착 수류탄 내년 7월부터 보급
즉시 폭발 방지 신형 수류탄 개발, 2020년 이후 생산

군 당국이 1년 동안 수류탄폭발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으나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추가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안전도를 높인 신형 수류탄을 보급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지난 2015년 9월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조사 결과 중간 발표를 통해 사고 원인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육군의 수류탄 사고에서는 교관 김 모 중사가 숨지고 손 모 훈련병과 박 모 중사가 다쳤다. 또 지난 2014년 9월에도 해병대 포항 교육훈련단에서도 동형의 수류탄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합동 조사위원회에 참여한 민간 관계자는 “사고 당시 현장에 (수류탄 파편이) 남은 것이 없어 조사하지 못했다”며 “실제 터졌던 수류탄의 폭발 원인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 50사단 헌병대장은 “인적 결함이나 훈련 과정상 결함이 있는지 염두에 두고 조사했으나 고의나 과실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고 보고, 군에 보급된 수류탄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지를 시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사고 수류탄과 동일한 조건에서 생산된 수류탄 5만5,155발 전량에 대해 신관 폭발 시험을 실시했으나 특별한 이상을 찾아내지 못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4차례 이상 폭발이 발생했으나 시험기 내부 분진에 의한 이상 폭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원인을 추가 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수류탄 폭발사고 후속대책으로 안전핀을 뽑더라도 즉시 폭발을 방지하는 신관을 장착한 열압력 수류탄을 개발해 2020년 이후 보급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수류탄이 손의 땀에 의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잡이에 미끄럼방지용 엠보싱을 부착한 수류탄을 내년 7월부터 야전 부대에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20대 젊은이들의 신체 발달에 따라 손의 크기도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수류탄의 크기도 기존보다 키울 계획이다. 수류탄 손잡이 길이도 62.1㎜에서 69.1㎜로 늘리기로 했다.

국방부는 또 사고 수류탄과 동형 수류탄으로 생산로트가 다른 329만발에 대해서는 장병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고려해, 실전 상황에서만 사용할 계획이다.

신형 수류탄은 비무장지대(DMZ)의 작전부대와 해·강안 경계부대, 신병교육대에 우선 보급될 예정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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