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가 끝난 들녘에서 땅에 떨어진 이삭을 줍는 가난한 세 여인.
얼굴과 손이 검게 그을린 여인들 뒤로 쌓인 곡식더미와 말에 탄 지주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삭 줍는 여인들’입니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이 소장한 밀레의 이 작품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한·불 수교 130주년과 오르세미술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전’을 연 것인데요.
2000년 이후 다섯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뿐만 아니라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 등 오르세 미술관의 명작 중 한국 국민들에게 익숙한 작품들이 다수 전시됩니다.
오르세미술관의 총 8만 점의 작품 중 밀레·고흐·모네·고갱·세장·드가·르누아르 등 19세기를 빛낸 화가들과 그들의 명작 130 여 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최예림 / 오르세미술관전 도슨트
“밀레가 그린 ‘이삭줍기’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고흐가 그린 ‘정오의 휴식’ 그리고 해외 반출이 힘든 데생 작품들이 많이 준비돼있는 전시입니다”
특히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은 이번 오르세미술관전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전시되는 작품입니다.
새벽부터 계속된 고된 농사일을 마친 부부가 오후 일을 시작하기 전 정오에 짧은 낮잠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고흐가 극심한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있을 무렵, 자신이 가장 존경했던 밀레의 작품을 모사한 것입니다.
밀레의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고흐만의 색채를 더한 작품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신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아트 박물관도 있습니다.
지난 8월 잠실 롯데월드에 개장한 팀랩월드(teamLab World)는 디지털 아트 그룹 팀랩(teamLab)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여는 상설전시입니다.
[인터뷰] 한두원 / 팀랩월드 대표
“(팀랩월드는)디지털미디어아트를 주제로 한 디지털 테마파크입니다. 남녀노소 모두 오셔서 충분히 즐기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온통 꽃으로 가득한 이 공간은 ‘꽃과 사람, 통제할 수 없지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 1년에 1년을’이라는 디지털 아트 작품입니다.
빛과 센서를 이용해 관람객과의 상호 작용을 극대화한 이 작품은 매번 다른 패턴과 계절을 반영한 꽃과 배경으로 항상 새로운 느낌을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손을 댄 벽면, 서 있는 자리에서 꽃이 피고 걸으면 꽃길이 생기며 손으로 꽃을 만지면 꽃잎이 흩날리는 신비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대형 수족관 속에 익살맞은 해양생물들이 떠다니는 이 곳은 ‘스케치 아쿠아리움 (Sketch Aquarium)’입니다.
관람객들이 직접 그린 문어, 거북이 등 해양 생물들을 스캔해 작품의 일부로서 아쿠아리움에 떠다니게 만든 참여형 작품입니다.
헤엄치는 물고기를 만지면 물고기가 도망가고, 먹이 주머니를 터치해 물고기에게 먹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스케치 타운 (Sketch Town)도 관객들이 직접 그린 자동차, 빌딩, 우주선 등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입니다.
경복궁, 세종대왕 동상, 한강 등 서울의 상징들이 곳곳에 배치된 이 작품은 모든 그림이 입체적으로 나타나 관객의 터치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 밖에도 공을 두드리거나 굴리면 색과 소리가 변하는 ‘라이트 볼 오케스트라 (Light Ball Orchestra)’와 자신만의 징검다리를 만들어 뛰면 소리와 함께 다양한 색깔들이 수면에 퍼지는 ‘만들어 보자! 징검다리 놀이 (Hopscotch for Geniuses)’ 등 시각·청각·촉각을 동시에 만족 시킬 수 있는 디지털 아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주 공간을 표현한 설치 미술 ‘크리스탈 유니버스’는 팀랩월드의 하일라이트격인 작품입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매달린 수많은 LED가 다양한 우주 공간을 표현해 마치 영화 ‘그래비티’의 한 장면 같은 화려함과 장엄함을 자아냅니다.
추운 겨울, 가족·연인과 함께할 수 있는 이색 전시로 따뜻하고 풍성한 연말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취재 김경진 오성재 /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