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초기 간암은 절제술, 고주파 열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간암 부위가 크거나(보통 5㎝ 초과) 전이된 경우, 고령자, 폐·심장질환을 함께 앓고 있거나 간 기능이 안 좋은 환자 등은 수술을 할 수 없다”며 “그래서 우리 병원의 경우 간암 환자의 70%가량이 화학색전술을 받는다”고 말했다.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에 항암제와 혈관폐쇄(색전) 물질을 넣어줘 암세포의 감소·사멸을 꾀한다. 사타구니 대동맥에 얇은 관을 삽입해 간동맥까지 이동시킨 뒤 혈관 조영제를 주사해 암의 위치·크기, 암 부위로 가는 동맥을 찾아낸 뒤 항암제 등 투여가 이뤄진다. 국소 마취만 하면 되기 때문에 평균 3일 만에 퇴원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절제술을 받는 환자보다 상태가 안 좋은 환자들이 화학색전술을 받다 보니 완치율이 낮게 나오지만 5년 이상 재발하지 않거나 색전술로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절제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암 사망률 2위인 간암은 아직까지 발생 기전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만성 간염, 간경변 같은 간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0% 이상이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 질환을 앓고 있으며 상당수는 간경변증을 갖고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이 진행하거나 과거 간질환을 앓았던 경우도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신 교수는 “간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염 등을 앓은 사람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병변이 관찰된 경우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고 의사와 대책을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