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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가 ‘연기’로서의 가능성을 더욱 열어줬다면, 최근 그가 출연하고 있는 JTBC ‘팬텀싱어’는 음악적인 부분에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노래에 흠뻑 빠져있는 사람들만 가득 모인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소리를 내는 법, 자신의 강점과 매력 포인트 등에 대해 배워나가며 조금 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그가 처음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던 ‘노트르담 드 파리’의 넘버 ‘대성당들의 시대’를 오디션 곡으로 부른데 있었다. ‘내가 올 곳이 아니구나. 괜한 짓을 했다’고 생각될 만큼 오디션 현장은 곳곳에 재야의 고수들이 포진해있었다.
“한 번하고 바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걸 하자는 마음으로 ‘대성당들의 시대’를 선곡했어요. 그 곡은 자다 깨서도 부를 수 있을 만큼 수 천 번 들었던 곡이거든요”
하지만 또 한 가지 예상 밖의 복병이 있었다. 심사위원 석에 실제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그랭그와르 역을 연기했던 마이클 리가 앉아 있었던 것. 그 사실 역시 고은성은 오디션 당일에야 알았다고.
고은성은 “엄청 긴장됐지만 그냥 ‘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러면서도 뭔가 기죽지 않기 위해서 여유로운 척을 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하면서 “막상 합격했을 때도 걱정이 더 앞서더라고요. ‘다음에는 뭘 불러야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그런데 하면 할수록 정말 재밌어요. 지금은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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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최근 약국에 갔더니 저를 보고 어떤 분이 손가락질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뭘 잘못했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방송 잘 보고 있다고 피로회복제를 하나 더 주셨어요. 깜짝 놀랐어요”라며 방송 이후 생긴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오히려 고은성이 ‘팬텀싱어’로 인해 얻게 된 것은 인지도보다는 오래도록 가져갈 ‘인연’에 있었다. 듀엣 미션 당시 그와 함께 ‘Musica‘를 열창한 권서경은 이제는 고은성과는 둘 도 없는 막역한 사이가 되었다. 예선 당시만 해도 그와 이정도로 친해질 줄은 몰랐다는 후문.
대중에게는 JTBC ‘팬텀싱어’의 고은성으로 더 기억될 지 모르겠지만, 그는 올 한해 ‘은밀하게 위대하게’, ‘위키드’, ‘인터뷰’, 그리고 현재 공연 중인 ‘로미오와 줄리엣’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고은성의 2016년 터닝포인트를 돌아보면, 김수로 프로젝트로 인연을 맺은 김수로, 권서경이란 영혼의 친구를 알게 해준 ‘팬텀싱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고은성은 “제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요. 남에게 쓸 데 없는 걱정을 해주는 것도 정말 싫어하죠. 어떤 사람이 볼 때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누군가가 알아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언급하며 “남을 신경 안 쓰는 성격인데도 (권)서경이 형에게는 자꾸 신경을 쓰게 되고, 저를 다 꺼내보이게 되더라고요. 형에게 따뜻한 기운을 전해 받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에 저희 사촌형 결혼식에서 같이 축가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저희 어머니와 이모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왔어요”라고 일화를 전하며 “저희 둘 다 언젠가 ‘팬텀싱어’에서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인생에서 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계속 저희는 노래를 하고 있을 테고 이런 좋은 무대들을 언젠가 관객들한테 다시 보여드릴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얻은 인연에 대한 소중함을 내비쳤다.
한편, 고은성은 “2017년에는 더 좋은 노래와 음악 그리고 더 좋은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에요”라고 말하며 새해 다짐을 전했다.
올 한 해 여러 번의 터닝 포인트를 만나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은 배우 고은성의 2017년이 더욱 기대 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