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전체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919조1,36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33%(85조8,645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운용사는 96곳에서 158곳으로 64.58% 늘었다.
이처럼 운용사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대비 운용자산이 줄어든 곳도 34곳에 달했다. 지난해까지 설립된 운용사 3곳 중 1곳이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53.76%)과 브레인자산운용(-40.31%), 대신자산운용(-17.81%), 알파에셋자산운용(-16.33%) 등 중소형급 운용사의 감소율이 컸으며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18.13%),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14.88%), 하이자산운용(-10.57%), 메리츠자산운용(-8.35%) 등 중대형 운용사의 운용자산도 대폭 줄었다.
반면 사모펀드 운용사의 운영자산은 증가세를 보였다. 운용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3곳은 파인밸류자산운용(805%)과 포커스자산운용(578.65%), 쿼터백자산운용(371.74%)으로 모두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였다. 낮은 수익률과 부진한 증시로 인해 공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사모펀드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업공개(IPO)와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특화된 전략을 활용한 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시장에서의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의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입되는 자금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설립만 쉬워져 경쟁이 지나치게 심화됐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급격하게 좋아지지 않는 이상 앞으로 2~3년간 최소 수십 개의 운용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특히 대형 증권사의 헤지펀드 시장 진출이 현실화되면서 특별한 전략이 없는 중소형 운용사는 살아남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운용업계로의 진출을 늦추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운용사로 전환한 투자자문사는 20곳이었던 반면 하반기에는 절반 수준인 11곳에 그쳤다. 한 투자자문사의 대표는 “올해만 수십 개의 운용사가 추가로 생겨나면서 현재 운용업계는 레드오션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운용사로의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시장이 한 차례 정리된 뒤인 내후년에 운용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