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이용해 오바마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동적인 발언과 걸림돌을 무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으로 인한 걸림돌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오바마 레거시(legacy·유산) 청산을 노골화하는 트럼프에게 오바마도 최근 날 선 반격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바마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관례상 불가한 3선에 (내가) 도전할 수 있었다면 트럼프를 누르고 승리했을 것”이라며 도발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석탄 등 에너지 개발 확대를 위해 환경규제를 대폭 철폐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당선인에게 맞서 이날 유타주의 ‘베어스이어스’와 네바다주 ‘골드뷰트’를 국가 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에 환경보호주의자와 원주민들은 환호했지만 공화당은 보호구역 지정으로 석유 및 가스 개발에 제한이 생긴다며 반대해왔다. 앞서 미 내무부는 11월 초 알래스카 연안의 석유 시추를 금지하는 한편 옐로스톤 국립공원 외곽의 광산 개발을 막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을 바꾸기 어렵게 대못을 박기도 했다.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도 트럼프 지원사격에 동참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공화당이 새해 첫 주 하원에서 규제완화 관련 2개 법안을 발의해 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규제완화 법안들에는 오바마 행정부가 임기 막판에 발표한 각종 행정규제를 의회가 백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구권력 간 갈등이 첨예해지자 하와이와 플로리다에서 각각 휴가를 보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후 전화통화를 계기로 일단 휴전상태에 돌입했다. 백악관은 두 사람의 통화에 대해 “긍정적이었으며 내년 1월 취임일까지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정권인수 작업이 순조롭지 않다는 자신의 발언을 하루도 안 돼 “순조롭다”고 바꾸며 쓴웃음을 지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