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보름 앞으로 다가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새누리당의 2차 탈당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박계 중심의 1차 탈당과 달리 2차 탈당은 반 총장의 세 결집을 위한 탈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반 총장에 합류하려는 세력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의원들이다. 충청 지역 의원은 탈당 후 신당으로 간 홍문표 의원을 제외하고 10명이다. 경대수·박덕흠·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미국 뉴욕을 방문해 반 총장과 면담하고 “반 총장과 정치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정진석·나경원 의원 등도 반 총장의 거취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새누리당 충청권 재선의원은 30일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새누리당은 현재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친박 패권세력과 반 총장의 귀국과 함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세력이 양분돼 있는 게 아니냐”며 “유력한 대선주자인 반 총장을 따라 움직이려는 의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반 총장 귀국으로 곧바로 새누리당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반 총장이 귀국과 함께 바로 신당행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귀국후 한 두달간 개인활동을 하면서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이때 뜻이 맞는 의원들이 탈당해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친박 인사에 대한 인적청산이 만료되는 새누리당으로 들어가는 경우와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계 주도의 개혁보수신당으로 합류하는 방안, 그리고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 등으로 다양하다.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반 총장이 귀국 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새누리당의 인적청산 등 개혁 정도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새누리당의 2차 탈당 시기는 반 총장 귀국과 이후 한 두달간 여유를 두고 개혁보수신당이나 더민주당 내 비문세력의 탈당, 국민의당 내부의 반안철수 세력의 이탈, 그리고 제3지대 등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후 이들 세력간 합종연횡이 벌어질 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일부 의원들의 경우 반 총장의 근접 수행 등을 위해 개별적으로 탈당을 선택할 수는 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