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경제] AI 진원지 중국인데··사면초가에 놓인 ‘대중(對中) 삼계탕’ 수출

中 검역장벽 해소돼 수출 가능해졌지만 AI 확대로 홈쇼핑 판매 보류 당해

올해 300만달러 대중 수출 목표··27%인 81만달러에 불과

중국 광동성, 홍콩에서 날아온 철새가 AI 원인인데 ‘아이러니’



“‘태양의 후예’ 등에 업고 삼계탕 수출 늘려야 되는데 AI라니...”

사상 최단 기간 최대 피해를 낳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우리 삼계탕의 대중(對中) 수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삼계탕 수출업체인 ‘교동식품’은 최근 중국 홈쇼핑을 통해 삼계탕을 판매하려다가 중국 바이어로부터 수출 보류통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방송은 총 6회로 예정돼 있었으며 수출물량은 54만톤에 달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국 바이어가 AI로 인해 판매부진이 우려된다고 알려와 선적을 바로 앞둔 상황에서 공장으로 돌아왔다”며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출업체가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과 한국을 오갔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화면캡쳐/사진제공=KBS
그동안 정부는 13억 중국 대륙에 삼계탕 수출의 깃발을 꽂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왔다. 삼계탕의 대중국 수출은 2006년 중국 측의 수입허용 요청 이후 10년 만에 우리 삼계탕에 대한 검역·위생 등 비관세 장벽이 허물어진 데 따른 성과다. 정부는 지난 6월 전북 군산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중국 삼계탕 수출 작업장 등록업체 5개사와 대대적인 중국 수출 기념식을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참여한 수출업체는 교동식품, 하림, 참프레, 농협목우촌, 사조화인코리아 등 5개사였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삼계탕의 중국 첫 수출은 우리 축산물의 첫 중국 수출 시장 개척을 의미할 뿐 만 아니라 한·중 정상 외교와 한·중 FTA 성과를 국민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사례”라며 “본격적인 중국 수출로 확대될 수 있도록 검역·위생 지원은 물론 홍보·판촉 등 적극적인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29일 전북 군산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개최된 삼계탕 중국 첫 수출 기념행사에서 정부 관계자와 업체 사장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농식품부
정부는 올해 중국에 300만달러를 수출하고 3년차인 2018년에는 1,500만달러(한화 약 177억원)까지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중국 CCTV연계 삼계탕 다큐 제작·방영, 중국 CGV와 연계한 광고 송출, 한류 드라마 및 중국 대표 예능 프로그램 등에 PPL 추진 등 현지 주요 방송매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시와 한국육계협회, 수출업체 5개사와 공동으로 서울 반포 한강 시민공원에서 중국난징중마이커지유한공사(중마이그룹) 임직원 8,000명을 대상으로 삼계탕 시식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한 달 뒤 시작될 수출을 앞두고 중국 대륙에 입소문을 내기 위한 작업이었다. 당시 중마이그룹은 항공편으로 입국한 단체관광단으로는 지난 2011년 중국 바오젠그룹(1만860명) 이후 최대 규모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들을 실어 날랐던 한국행 비행기만 총 60대이며, 서울시내 호텔 16곳에 묵었다.

지난 5월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열린 ‘삼계탕 만찬 파티’에 참석한 중국인들이 만찬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농식품부
아이러니한 것은 이번 AI(H5N6)의 진원지가 중국 광동성과 홍콩이라는 점이다. AI 역학조사위원장인 김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중국은 비위생적인 축산, 유통구조 등으로 AI 바이러스가 전역에 퍼져 있다”며 “중국은 AI 발병에 대해 집계조차 제대로 안 되고 국제사회 보고도 안이하게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내년에 AI 바이러스가 종식될 경우 대중 삼계탕 수출이 다시 바람을 타고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탓에 정부가 올해 300만달러 수출 목표는 3분의 1도 안 되는 81만달러에 불과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국 바이어가 홈쇼핑을 통한 수출 계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라 보류한 것이기 때문에 AI가 잦아들 경우 다시 삼계탕 수출이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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