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로서 첫 번째 새해를 맞는 새내기 순경들에게 정유년 각오는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이력과 경력을 지닌 새내기 경찰들의 당찬 포부를 들어봤다.
김이슬(30·대전 중부서 형사과) 순경은 여군 장교 출신이다. 2011년부터 4년간 육군 헌병 장교로 복무했지만 경찰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해 중위 전역 후 본격적인 경찰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지난해 중앙경찰학교 졸업 후 지금은 강력팀에서 근무 중이다. 김 순경이 주로 하는 일은 범죄자 검거다. 그는 “아직 새내기 형사라 모르는게 많지만 강력 범죄 현장에서 범인의 단서를 찾고 사건을 해결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법률 지식을 갖춘 유능한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인 팜프티엉(39·전남 여수서 중앙파출소) 순경은 2012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한국인 남편과 2년간 베트남에서 지내다 2007년에 한국 땅을 밟았다. 그가 경찰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가정폭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주여성을 돕기 위해서다. 얼마 전 팜 순경은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피해자는 베트남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한국말을 잘 못하는데다 문화적 차이로 싸우다 폭행을 당한 것이다. 이에 팜 순경이 중재에 나섰고 결국이 부부는 오해를 풀었다. 팜 순경은 “외국인 이주여성의 한국생활 정착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치안정책을 해외에 알리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진형(27·경기 의정부서 신곡지구대) 순경은 경찰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지난해 경찰의 길에 들어섰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인 셈이다. 고 순경은 지역 순찰 때 시민들이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에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 그는 “지금처럼 초심을 유지하면서 무엇이든 많이 배워 유능한 경찰이 되고 싶다”며 “경찰의 꿈을 가진 학생이라면 국민과 국가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입문한다면 멋진 경찰이 될 것”이라고 예비 경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재영(32·서울 구로서 구일지구대) 순경은 2010년부터 경찰시험에 도전했지만 연거푸 낙방했다가 지난해 4월 ‘6전 7기’에 성공했다. 10년간 사귀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그의 아내는 긴 시간을 기다려준 든든한 후원자이다. 그는 휴무일에도 길에서 만난 미귀가 학생에게 컵라면을 사주고 보호자에게 인계했던 일을 떠올리면 자신을 스스로 ‘뼛속까지 경찰’이라고 생각한다. 이 순경은 “곧 기동대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시작의 연속’이라 생각한다”며 “‘내 귀가 나의 스승’이라는 칭기즈칸의 말처럼 국민의 소리를 먼저 듣는 경찰이 되겠다”고 새해 각오를 다졌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