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박열심 과장.

서경씨 : 과장님, 뭘 그리 심각하게 보세요?

박과장 : 이제 곧 연말정산을 해야 하잖아. 모바일로도 국세청 홈택스를 볼 수 있다고 하길래 미리 한번 접속해 봤지.

서경씨 : 아~ 핸드폰으로도 접속할 수 있는 거에요?

박과장 : 응, 국세청 홈택스 모바일 앱에 접속하면, 과거에 신고했던 내역도 볼 수 있고, 절세팁 이런 것도 코멘트가 있더군.

서경씨 : 그렇구나. 저는 사실 싱글이라 특별히 연말정산 준비할 게 없어요. 대부분 국세청에서 집계가 되더군요. 거기서 다운받아서 제출하거든요. 부양 가족들도 없어서 별로 신경을 안 쓰게 되네요.

박과장 : 부양 가족이 없으면 아무래도 그럴 수 있지. 근데 그래도 놓치고 있는 게 있을 수 있어. 꼼꼼히 잘 살펴봐. 나도 세금 토해낸 다음부터 정신 바짝 차리니까 그 동안 빠뜨린 게 있더라구. 그 동안 빠뜨린 거 모아서 다시 돌려받았다니까.

서경씨 : 이미 지난 것도 돌려받을 수 있어요? 오~ 대단하신데요.(엄지 척!!)

박과장 : 그럼~ 경정청구라는 게 있어. 과거에 내가 세금을 몰라서 더 냈으면 다시 돌려달라고 하는 거지. 서경씨 안 되겠네. 점심 사! 내가 오늘 몇 가지 절세 팁을 알려줄게.

#한 달치 월세 돌려받는 방법!

박과장 : 서경씨 혼자 살면서 월세 내느라 힘들다고 했지? 그거 연말 정산할 때, 챙기고 있어?

서경씨 : 사실 그게 좀 그렇더라구요. 괜히 집주인에게 얘기하기도 그렇고, 사실 불편하게 하면서 얼마나 돌려받을까 싶어서요.

박과장 : 무슨 소리야? 월세 세액공제가 얼마나 큰데! 집세 얼마나 내고 있어?

서경씨 : 매달 50만원씩이요.


박과장 : 그럼 1년이면 12달 600만원이네. 이거 11% 공제 받으면 무려 66만원이나 돌려받는다고. 한달치 월세가 넘는데 포기할거야? 그리고 집주인에게 얘기할 필요가 없어. 그냥 회사에 관련 서류만 내면 된다고.

서경씨 : 정말이요? 66만원이요? 농담 아니시죠??

무주택 세대주인 근로자의 총 급여액이 7,000만원 이하라면 월세 지급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국민주택규모(85㎡ 이하)의 주택을 임차하고 월세를 낸 금액에 대해 750만원 한도로 공제를 받는다. 세액공제율은 10%. 지방세까지 더하면 11%를 돌려받는 셈이다. 만일 세대주가 공제받지 않았다면 세대원이 공제 신청을 할 수도 있다. 주민등록등본과 임대차계약서 사본, 월세를 지급한 증명서류(무통장 입금증, 계좌이체 영수증 등)만 지출하면 되는 만큼 집주인의 확인이 필요 없다.



#쉽게 빠뜨리기 쉬운 의료비 챙기기

박과장 : 서경씨, 의료비는 빠짐없이 잘 챙기고 있지?

서경씨 : 예, 그럼요. 국세청에서 알아서 집계해주잖아요. 그리고 사실 그동안 제가 의료비를 많이 안 써서 신경을 안 썼거든요. 올해는 제가 수술도 하고 해서 잘 챙겨보려구요.

박과장 : 그렇지. 의료비를 연봉의 3% 넘게 써야 효과가 있으니까… 사실 국세청에서 자동으로 집계가 안 되는 영수증도 있을 수 있어. 서경씨, 콘택트렌즈 끼잖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구입한 비용도 공제가 된다구~ 안경점 가서 영수증 받아와~

서경씨 : 오~~ 정말요? 안 그래도 지난 달에 렌즈 새로 샀는데, 챙겨봐야겠네요!

근로자(근로자 및 기본공제대상자)가 연간 지출한 의료비는 1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15%의 공제율에 지방세까지 감안하면 16.5%의 세금을 돌려받는 셈이다. 다만 지출한 의료비 중에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공제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서경씨의 연봉이 4,000만원이라고 하면, 120만원(=4,000만원 X3%)을 넘는 비용이 실제 공제 대상이다. 만일 서경씨가 200만원의 의료비를 썼다면, 이 중에 120만원을 넘는 80만원이 공제 대상인 셈이다. 여기에 16.5%의 공제율을 적용하면, 13만2,000원을 세금으로 돌려받는다. 따라서 총급여액의 3% 이상의 의료비를 썼다면, 빠뜨리지 않게 챙겨볼 필요가 있다.

진료비나 약값은 물론 처방에 따른 의료기기 구입비용도 공제 대상이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구입비용은 1인당 연 50만원 이내에서 공제가 가능하고, 보청기 구입비용도 공제 받을 수 있다. 또한 양약뿐 아니라 치료나 요양을 위해 구입한 한약도 공제 대상이 된다. 의료비를 신용카드로 결재하면 신용카드 공제는 물론, 의료비 세액공제도 중복해서 받을 수 있다.

박과장 : 서경씨, 연말정산이 매년 똑같은 것 같지만 조금씩 바뀐다고. 귀찮아도 매년 바뀌는 건 꼼꼼하게 챙겨둘 필요가 있어. 어머니 교회 다니신다고 했잖아? 기부하시면 기부금도 챙겨봐.

서경씨 : 네, 교회 다니면서 헌금도 하시는데, 그게 아직 어머님이 50대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공제를 받을 수 없더라구요.

박과장 : 기존에는 그랬지. 그런데 올해부터 달라졌어. 나이 요건이 없어졌거든. 기존에는 만 60세이상 되셔야만 공제됐지만, 올해부터는 상관없으니까 한번 여쭤봐~

서경씨 : 과장님, 최고에요!! 진짜 연말정산 할 때 아낄 수 있는 부분이 많네요. 올해는 더 돌려받을 수 있겠는데요. 연말정산 제대로 나오면 한 턱 쏘겠습니다~

/도움말=김예나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