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재테크 기상도] 정유년은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해...채권 지고 주식 뜬다

■ 전문가가 말하는 투자전략
트럼프 당선으로 채권 금리 급등
글로벌 자금 주식으로 이동 추세
대형·가치·경기민감주 관심을
국가별론 美 1순위...印도 주목
원유·금 등 원자재 투자는 '글쎄'



2017년의 재테크 테마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다. 전 세계적으로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자금이 옮겨가는 ‘대전환’을 염두에 두고 투자 전략을 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이들은 채권보다 주식, 소형주보다는 대형주를 추천하며 국가별로는 미국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다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시장의 변동성은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채권 지고 주식 뜬다=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선거 당선 이후 시장에서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시작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국 대선 직후 채권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하락)하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대거 주식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인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2017년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도 “올해도 방향 잡기가 만만찮겠지만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추세는 뚜렷할 것”이라며 주식 투자를 권했다. 오 센터장은 “글로벌 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한다면 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유리하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강하다 보니 아무래도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를 선택하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경기방어주보다는 경기민감주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주의해야 한다. 트럼프 정권의 정책 향방, 주요2개국(G2)인 미국·중국의 대립 심화 가능성, 각국 재정·통화 정책의 사이클 차이 등이 올해의 변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처럼 올해 역시 변동성이 다소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별 추천 1순위는 미국=트럼프 당선 이후 투자자들의 눈은 미국에 쏠려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역·국가별로 보면 올해의 투자 선호도는 미국-신흥국 또는 일본-유럽순이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은 경제성장률이나 이익 개선 추세가 가장 양호하고 차세대 성장 산업에서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투자 경력을 갖췄다면 미국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 된다. 펀드 중에선 ‘삼성미국다이나믹자산배분’ ‘AB미국그로스’ ‘미래에셋미국블루칩인덱스’와 채권 펀드지만 금리 인상기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 등이 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좀 더 구체화 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올 1·4분기 트럼프 정부의 법인세 인하, 해외투자자금의 본국 귀환, 규제 완화, 재정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단계로 접어들면 정부와 의회가 충돌하면서 증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흥국은 펀더멘털 봐야, 원자재 투자는 ‘글쎄요’=신흥국은 달러 강세에 따른 자본 이탈 우려, 트럼프 정권의 보호무역 기조로 인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각국 경제의 기초체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펀더멘털이 강한 신흥국으로는 인도·인도네시아 등이 꼽힌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수석 웰스매니저는 “인도는 지난해에도 증시상승률이 좋았고 12억 인구와 높은 청년층 비중, 강력한 정보기술(IT) 산업 경쟁력과 모디노믹스 등이 기대 요인”이라고 꼽았다. 윤희도 센터장도 “모디 정부의 친시장 정책으로 해외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데다 루피·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원유, 금 투자에 대해서는 ‘보류’를 조언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올해 유가가 올라도 배럴당 60달러 정도가 상한선일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까지 감산에 합의했지만 유가가 60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미국 기업들이 추가 채굴에 나서면서 다시 가격 상승을 억제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은 달러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달러 강세가 유력하게 전망되는 올해는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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