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리 "여성 노숙자 불임수술 시켜야"…현지 여론 분노

이란 노숙자/출처=이란 샤흐반드
이란의 테헤란 부시장 시아바슈 샤흐리바르가 1일(현지시간) “여성 노숙자와 약물 중독자들은 불임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아바슈 부시장은 “이들 노숙자의 출산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야기된다”며 현지 ILNA 통신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여성들은 마약을 사고팔며 성매매에 종사하는 이들로 20% 이상이 에이즈 보균자”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비정부기구와 사회 엘리트들은 이들에게 불임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시아바슈 부시장의 발언에 일각에서는 “나치 정권의 우생학적 인종 개량책을 떠올리게 한다”며 맹비난했다.

테헤란에서는 최근 유아 인신매매 등 노숙자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노숙자의 자녀들은 대부분 구걸을 하거나 노점상에서 일하며 목숨을 연명한다. 지난달 27일에는 빈 묘지 안에서 생활하는 50여명의 테헤란 노숙자들의 사진이 현지 언론 샤흐반드를 통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테헤란에는 3,000명 이상의 여성 노숙자들이 있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이란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진 상황이다.

이란의 유명 영화감독 아쉬가르 파라디는 노숙자 사진과 관련 로하니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수치스럽고 슬프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그 누구도 사회적 문제로 인해 인간이 무덤에 몸을 누이는 것을 가만히 받아들이진 않는다”고 답했다.

/최재서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