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여론조사] 국민소통 文 20.3%-潘 19.0%, 외교·안보 潘 36.5%-文 22.1%

[5개 분야별 리더십 적합도]
문재인 'DJ·노무현 대북 유화정책' 계승 적임자 판단
남북평화 부문 0.5%P差 앞서...'양극화 해소'도 우위
潘 '汎보수' 인식에 경제성장부문 지지율 21.5% '1위'
'전공과목' 외교안보 리더십선 文에 14.4%P差 독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2위를 다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분야별(5개) 리더십에서도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선두를 차지한 3개 부문에서 2위인 반 전 총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아슬아슬하게 따돌린 반면 반 전 총장은 외교·안보 부문에서 문 전 대표를 14%포인트 이상으로 압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까지 링 위에 오르지 않은 반 전 총장을 향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생각 이상으로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7일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리더십 항목은 △국민 소통 △양극화 해소 및 경제민주화 △경제 성장 △남북평화 및 통일 △외교·안보 등 총 5개로 설정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와 5개 분야별 리더십 등 전 부문에서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이 시장과 안 전 대표가 구축한 굳건한 상위권의 토대 위에서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가장 높은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것이다.

우선 국민 소통 부문에서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은 각각 20.3%와 19.0%를 기록했다. 반 전 총장은 불과 며칠 전까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민과의 실질적인 접촉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응답자들이 반 전 총장에게 기대 이상으로 높은 점수를 준 셈이다.


올해 대선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만한 양극화 해소 및 경제민주화 부문에서도 1위는 문 전 대표의 차지였다. ‘복지 확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은 역시 야권의 몫’이라는 보편적인 통념이 문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구체적인 적합도 수치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각각 19.7%, 18.6%로 1.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남북 평화 및 통일 부문 역시 문 전 대표(29.4%)가 반 전 총장(28.9%)을 0.5%포인트 차로 눌렀다.

응답자들이 문 전 대표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 유화정책’을 계승할 적임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반 전 총장 역시 외교 전문가로서 수십년 동안 탄탄한 경력을 쌓아올린 점을 인정받으면서 ‘남북관계 개선’ 적합도에서도 수준급 이상의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제 성장의 경우 반 전 총장(21.5%)이 문 전 대표(20.4%)를 꺾었다. 반 전 총장이 어떤 정치세력과 연대할 것인지 결정된 바는 없지만 ‘반 전 총장=범(汎)보수 후보’로 여겨지면서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안보 부문에서도 반 전 총장이 문 전 대표를 따돌리고 선두 자리를 품었다. 특히 오차범위 안에서 초박빙 양상을 보인 다른 부문과 달리 이 항목에서는 무려 14.4%포인트의 격차(반 전 총장 36.5%, 문 전 대표 22.1%)가 났다. 외교통상부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 역임이라는 화려한 이력에서 보듯 이 부문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공과목’임을 반 전 총장이 입증한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 문 전 대표가 안보 관련 정책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세우고 반 전 총장이 격차 해소를 위한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한다면 올해 대선은 예측불허·막상막하의 승부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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