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청 직원들이 2일 시무식에서 ‘청렴나무’ 가지에 손 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성북구
서울 자치구들이 새해를 맞아 퀴즈대회, 영화 관람 등 이색 시무식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등으로 ‘청렴’이 주목을 받으면서 공직 기강 확립을 강조한 행사를 마련한 모습이다.
노원구는 2일 시무식에서 헌법을 주제로 퀴즈대회를 열어 헌법 제1조·제7조·제11조·제34조에 대한 문제를 내고 정답을 맞힌 직원에게 선물을 줬다. 헌법 제1조 제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7조 제1항에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노원구는 또 ‘부정부패 차단하기’라는 주제로 시무식 퍼포먼스도 열었다. 직원들이 콩주머니를 던져 학연·지연·청탁 등 부정부패 박을 터트리자 ‘헌법의 가치를 실현하는 노원구가 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성북구는 이날 영화 관람으로 새해의 시작을 알렸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을 비롯한 직원 70여명은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평생 목수로 살아온 주인공이 지병인 심장병 악화로 일을 계속 할 수 없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았다가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관료적 절차 때문에 좌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북구 관계자는 “관료제의 안일함을 돌아보고 바람직한 공직 문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500여명의 직원이 신뢰의 청렴나무를 만드는 ‘청렴 시무식’도 가졌다. 청렴나무 가지에 손도장을 찍어 바른 공직자의 자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김 구청장은 “관행 대신 주민의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고민해본다는 뜻에서 이색 시무식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