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는 오는 6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 리조트의 플랜테이션 코스(파73·7,452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SBS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610만달러)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2016-2017시즌의 8차전이지만 새해 들어 열리는 첫 지구촌 골프 이벤트로 매년 관심이 높다. 지난해 투어 대회 우승자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이라 시즌의 판도를 점칠 수 있는 풍향계가 되기도 한다.
32명의 올해 출전자 중 국내 팬들의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김시우다. 그는 2012년 최연소 기록으로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해 PGA 투어에 발을 들였으나 18세 나이 제한에 걸려 제대로 출전도 못하고 2부 투어로 내려가야 했던 선수다. 샷을 갈고 닦아 지난해 기어코 정규투어 재입성에 성공한 김시우는 눈부신 수확으로 설움을 털어냈다.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그는 플레이오프 최종 4차전까지 진출하면서 페덱스컵 랭킹 17위로 마감했다. 페덱스컵 30위 이내에 들어 이번 시즌 4대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확보했고 2016년 272위로 시작했던 세계랭킹은 3일 현재 54위로 1년 새 무려 218계단이나 올랐다. 최근 PGA 투어의 ‘올해 주목할 선수 30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시우는 한국선수로는 2015년 배상문에 이어 2년 만이자 올해 유일하게 이 대회에 출전하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됐다. 하지만 최정상급 선수들만 나오는 만큼 높아진 경쟁자들의 벽을 감수해야 한다. 김시우에게는 플레이오프 등 굵직한 대회를 치르며 쌓은 경험이 있다. 또 지난해 1월 처음 출전한 소니 오픈에서 4위를 차지하며 하와이와 좋은 인연도 맺었다.
아무래도 우승후보로는 특급 스타들이 우선 거론된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세계 3위 더스틴 존슨(미국), 그리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세계 5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출격해 필드를 달군다. 1인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들은 본격적인 시즌 돌입을 알리는 새해 첫 대회부터 총력전을 펼친다. 데이는 지난해 8월 투어 챔피언십 도중 허리 통증으로 기권한 후 첫 공식 대회 출전이라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2013년 우승 기억이 있는 장타자 존슨은 지난해 US 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우승의 한을 푼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 이후 다소 침체했던 스피스는 첫 출전이던 2014년에도 단독 2위에 올랐을 만큼 플랜테이션 코스가 입맛에 맞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우승후보 1위로 스피스를 꼽았다.
세계 6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복병으로 지목된다. 미국 골프채널은 지난해 하반기 일본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마지막 히어로 월드챌린지 우승까지 출전한 5개 대회에서 4승을 거둔 히데키를 1위 후보로 예상했다. 왼손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 2015년 우승과 지난해 준우승으로 활약한 패트릭 리드(미국)도 우승컵을 겨냥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