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인터넷방송)와 OTT(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가 성장하면서 케이블TV사들의 VOD(주문형비디오) 사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 케이블사들은 연합전선으로 탈출구를 모색하겠다고 나섰다.
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작성한 ‘방송프로그램 VOD시청과 SVOD의 이용’ 보고서를 보면 VOD를 시청할 때 케이블TV를 활용하는 비율은 2015년 53.59%에서 2016년 38.36%로 후퇴했다. 같은 기간 IPTV는 35.75%에서 45.46%, 인터넷은 8.96%에서 15.61%로 각각 증가했다.
케이블TV가 IPTV에 점유율을 내주면서 VOD 서비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23일 내놓은 ‘2016방송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케이블 가입자는 88만명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한 반면 IPTV 가입자는 80만명으로 같은 기간 2.9% 증가했다.
영세 케이블사들의 VOD 공급이 불안정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MBC는 지난 10월 31일 가입자당 재송신료(CPS) 협상을 볼모로 삼고 지역 케이블 4곳에 VOD 공급을 끊었다. 업계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케이블TV VOD가 콘텐츠 공급·편성을 담당하지만 지상파 등 프로그램공급자(PP)와의 협상력이 크게 약해진 상태다. CJ헬로비전 등 거대 케이블사들이 자체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면서 단합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월정액 서비스(SVOD)로 무장한 OTT의 등장도 악재다. 이동통신사 OTT가 데이터 사용을 늘리려 무료 VOD를 제공하고, CJ E&M의 티빙은 올해부터 다수의 자사 채널을 무료로 개방한다. 왓챠플레이는 월 5,000원 정도만 내면 수만 개의 영화를 보여준다.
업계는 올해부터 가입자가 평생 소장 VOD를 구매한 뒤 권역을 옮겨도 기존 VOD를 보유할 수 있는 ‘원케이블’ 전략을 실행한다. 또 케이블TV VOD는 서초동에서 상암동으로 거처를 옮겨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케이블TV VOD 설립 10주년으로 연초에 사무실도 콘텐츠 제작·유통사들이 모여 있는 상암동으로 옮긴다”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