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개혁입법 행보 펼치는 새누리 "김종인 발의 상법개정안도 수용 검토"

노동4법도 일괄처리 방침서
'파견법' 제외로 방침 선회
경제활성화법 등 쟁점법안
2월 국회서 '빅딜' 가능성

정우택(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분열로 코너에 몰린 새누리당이 야권의 주요 관심사인 ‘개혁 입법’을 지렛대로 삼아 연일 경제활성화법 처리에 대한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노동 4법(法)의 경우 새누리당이 ‘파견법 제외’로 방침을 바꾸면서 꽉 막힌 상임위 논의에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쟁점법안을 놓고 극한대치를 보인 19대 국회와 달리 여야가 ‘4당 체제’ 아래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경우 경제활성화법과 경제민주화법, 각종 개혁 입법들이 2월 임시국회에서 ‘주고받기’ 형태로 통과될 수도 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저임금 상향 조정, 청년 일자리, 골목상권 활성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 등과 관련한 여러 가지 민생법안에 대해 그동안 야당에서 주장해온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권여당의 원내 사령탑이 전날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이틀 연속 개혁 입법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같은 당 이현재 정책위의장도 “대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공정한 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경영 투명성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오는 9일 개최한 뒤 조속히 당론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위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상법 개정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이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집중투표제 등 기업 총수를 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신 새누리당은 당정이 추진하는 경제활성화법에 대한 야권의 관심을 당부했다. 정 원내대표는 “야당이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각종 경제활성화법 처리에 전향적 입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민생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처리하면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정이 한마음으로 대응한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19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노동개혁 법안에 대한 협상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이 정부와 함께 ‘노동 4법(法) 일괄처리’ 방침에서 야당이 반대하는 파견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법안에 대한 ‘분리 처리’로 선회한 것에 대해 야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곧 간사 간 협의가 열리면 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안부터 논의해보자고 제안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여야는 우선 1월에는 쟁점법안에 대한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한 상임위 논의에 주력한 뒤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협상 진척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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