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초저금리하에서도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최근 수년간 보유현금을 공장 건설이나 장비 보수에 투자하는 대신 자사주 매입이나 퇴직연금 충당에 사용했던 미 기업들이 최근 투자를 늘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보유현금 대부분을 내부에 쌓아두거나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던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은 최근 재무전략을 변경했다. 이 회사는 매장 개조와 확대 비용 지출을 지난 2013년 1억2,5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6,000만달러로 늘리는 대신 자사주 매입은 절반으로 줄였다.
매출의 40%를 미국에서 올리는 독일 철강회사 클뢰크너는 올해 철강주조 기계 구입을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내 철강 수요 감소의 여파로 각종 투자를 미뤄왔다. 기스베르트 뤼흘 클뢰크너 이사회 의장은 “금리상승은 투자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며 “금리가 올해 1~2%포인트 오르더라도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은 낮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연준이 올해 추가로 세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3,000개 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보여주는 러셀3000지수에 포함된 미국 기업들은 2015년 자사주 매입에만도 7,00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에도 11월까지 자사주 매입에 쓰인 돈이 4,880억달러에 달했다.
경제연구소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활동은 단순히 이자율에 좌우되지 않는다”며 “5~6%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기업들에 현 기준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