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GM 조립공장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블룸버그통신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제조업 일자리 되찾기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새로운 표적이 됐다.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려던 포드는 결국 계획을 접고 트럼프 당선인에게 백기투항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GM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셰비 크루즈(쉐보레 크루즈)’를 미국의 판매점에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서 “미국에서 (차를) 만들거나 아니면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GM은 곧바로 “미국에서 판매하는 셰비 크루즈는 모두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생산, 조립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GM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글로벌 시장을 위한 (셰비 크루즈의) 해치백뿐”이라며 “이 중 소량만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크루즈 19만대 중 4,500대(2.4%)만이 멕시코에서 만든 해치백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반박에도 불구하고 GM이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GM의 경쟁사인 포드가 트럼프에게 끝내 백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포드는 16억달러 규모였던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의 소형차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미시간주 플랫록에 7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짓고 7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사실상 트럼프의 요구대로 투자계획을 변경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는 ‘생산시설을 멕시코로 이전하지 말라’는 압력을 가하며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포드 자동차에 대해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럼에도 포드가 이전계획을 굽히지 않자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트위터로 포드의 윌리엄 포드 주니어 회장과 통화했다고 주장하며 “방금 내 친구 빌 포드가 ‘링컨 공장을 켄터키주에 그냥 두기로 했다’고 알려왔다”고 밝히는 등 압박을 풀지 않았다.
포드는 다만 멕시코 투자계획 백지화는 트럼프 때문이 아니라 시장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미 경제매체 CNBC에 “수년간 우리는 소형차 시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을 봐왔다”며 “매년 생산능력을 예측하고 수요·공급을 고려하는데 그러한 면에서 이 (멕시코) 공장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최근까지도 멕시코 공장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언론에 거듭 밝혀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미 언론들의 반응이다.
한편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직접적인 공격수단으로 삼아 자동차 제조업체들 외에도 보잉사와 록히드마틴·아마존·캐리어 등에 일자리 유지와 가격 인하 압력을 넣은 바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