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탁금지법 100일, 소비위축에 보완대책 마련해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5일로 100일이다. 청탁금지법은 지난해 9월 말 시행 당시 많은 논란에도 학연·지연을 매개로 하는 부정청탁과 낡은 접대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조해 청렴사회로 나가기 위해 제도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보면 법 시행의 근본취지는 어느 정도 살렸지만 소비위축과 각종 편법 난무 등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서민 생계와 밀접한 외식업과 농축수산업 분야의 경제적 피해가 컸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외식업 운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4.1%가 법 시행 이전 해보다 12월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기다 연말 인사철에도 축하 난을 보내는 관행이 사라지면서 화훼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1월 말 설 명절을 앞두고도 설 선물이 온통 수입산으로 교체되는 예기치 않은 폐해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3개월여가 지났지만 법 적용 대상과 행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7차례 정례회의를 열고 그때그때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으나 일반에게는 명확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여기다 스승의 날 카네이션 문제와 ‘쪽지예산’ 등의 사안은 부처마다 해석이 오락가락하며 결론조차 내지 못하는 상태다. 권익위원회에서는 반복 질의와 답변을 담은 해설집을 지난해 말까지 내놓겠다고 했으나 아직 제작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정부는 청탁금지법 시행 성과와 영향을 점검하고 농축수산물 등의 종합 소비촉진 방안을 내놓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도 혼란이 계속되는 법 적용 대상 등을 보완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법 시행의 취지를 살리면서 서민 가계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