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왼쪽 세번째) 비에이치 대표가 회사 직원들과 연성회로기판(FPCB)를 살펴보고 있다.
비에이치 중국 산둥성 소재 공장
비에이치 중국 산둥성 소재 공장
비에이치 로고
비에이치가 생산하는 FPCB의 한 종류. /사진제공=비에이치
코스닥 디스플레이 제조사 비에이치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며 실적과 주가가 모두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기기 화면이 OLED로 교체되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7’에서도 OLED가 주목을 받고 있다. 모바일 OLED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연성회로기판(FPCB)을 제조하는 비에이치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5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1만7,350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주가는 71%나 올랐다.
비에이치는 주가 상승은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비에이치의 지난해 매출은 3,82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보다 4% 늘어난 수치다. 올해 매출 예상치는 8,330억원으로 예상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도 올해 140억원 적자에서 460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SK증권도 내년 비에이치의 매출과 영업익을 각각 8,132억원, 411억원으로 예상하는 등 주요 증권사들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애플 등 글로벌 주요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이 모바일 디스플레이를 OLED로 바꾸면서 비에이치가 생산하는 FPCB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 IHS의 자료를 보면 2014년 1억7,000만대였던 모바일 OLED 출하량은 2015년 2억6,000만대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4억6,000만대 이상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제조사 애플이 비에이치의 이익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현재 개발 중인 아이폰8 디스플레이에 OLED를 새로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아이폰 모델에서 사용될 디스플레이 FPCB는 전량 국내 기업이 공급한다. 김갑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OLED가 탑재된 아이폰 신규 모델은 올해만 약 7,000만대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오는 2018년에는 전년 대비 1억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모바일 메이커인 삼성전자의 OLED 탑재율은 이미 70%가 넘어간 상태로 기존 모바일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에서 OLED로 꾸준히 수요가 교체되고 있다.
비에이치는 FPCB에 특화된 기업으로 OLED 모듈 FPCB 제조 노하우가 경쟁사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터치일체형’ FPCB를 생산하는 거의 유일한 회사라는 점에서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비에이치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폴더블 모바일 기기가 출시될 것”이라며 “폴더블폰은 얇은 두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해 OLED 업체에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생산량 증가가 기대되며 설비 증설에도 나선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는 현재 고객사의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월 생산능력을 지난해 4·4분기 18만㎡에서 올해 1·4분기 22만㎡로 늘릴 계획”이라며 “이어 올해 안으로 추가 설비투자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