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까지 계란 수입 시 운송비 ‘절반’ 지원한다

항공운송 1톤당 100만원·해상운송 9만원
신선계란 180만개
장병 식탁에까지 불똥 튄 ‘AI 파동’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정부가 계란 수입업체에 운송료 50%를 지원하고 사상 최초로 신선계란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고객이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경제DB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정부가 계란 수입업체에 운송료 50%를 지원하고 사상 최초로 신선계란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계란 수입 관련 세부 지원방안’을 확정하고 오는 2월 28일까지 국내 계란 수입업체에 운송료 50%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운송 방법별로 항공운송 시 1톤당 최대 100만원, 해상운송의 경우 1톤당 9만원이 지원된다. 소요예산은 총 9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2월 말 이후에는 국내 계란 가격이 안정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미리 보조금 지급을 확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일단 2월 말까지는 국내 계란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그때까지만 우선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정부는 신선란 및 계란 가공품 9만8,600톤에 대해 오는 6월까지 할당 관세 0%를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미 국내 유통업체 한 곳은 신선 계란 180만개를 미국에서 항공기로 수입하기로 현지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가공용이 아닌 국내 대형마트 등 시중 판매용으로 수입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식약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미국 현지 계란 생산업체 14곳이 한국 정부에 수출작업장 등록을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식약처 승인을 받은 현지 수출작업장을 통해 계란을 들여올 수 있게 된다. 다만 계란을 포함한 모든 식품 수입 시에는 현지 정부에서 발급한 검역증명서가 필요한 데, 계란의 경우 한 번도 수입된 적이 없어 검역증명서가 마련되지 않아 현재 양국 정부는 이 서류를 마련하기 위한 막바지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농식품부는 미국산 계란의 원가 및 현지 운송비(184원)와 국내유통비(56원), 국내 업체가 부담하는 항공운송비(50% 지원 시 76원) 등을 고려하면 계란 한 알에 310원대에 수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사상 최대 피해를 낳은 AI의 불똥은 군인 식탁에까지 번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방부와 농협 등에 따르면 계란 군납 물량의 100%를 공급하는 농협은 최근 AI 확산으로 계란 수급이 크게 불안해지자 일선 군부대에 납품하던 계란 물량을 30% 이상 줄였다. 농협은 연간 약 1억2,000만개의 계란을 군대에 납품하고 있는데, 지난달 중순 이후 계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납품 물량을 대폭 줄인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역별 편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30% 이상 납품 물량을 줄였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은 월평균 약 1,000만개의 계란을 연간 계약을 통해 개당 140원에 국방부에 납품해왔다. 하지만 최근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농협이 사들이는 산지 계란값이 개당 210원까지 폭등했다. 사실상 손해를 보며 계란을 납품하고 있는 셈이다. 일선 군부대에서 계란은 찜이나 찌개, 국, 삶은 계란, 튀김반죽 등 다양한 요리에 폭넓게 쓰이고 있어 ‘계란 대란’으로 인한 장병들의 고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AI 여파로 인해 지역별로 계란 납품 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소시지 등으로 대체 급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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