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 美 보호무역주의에 日 스와프 중단까지…엎친데 덮친 한국경제

G2 갈등에 시장 진폭 커질 우려
한일 어업협상에도 불똥 가능성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경제 보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다 일본의 통화 스와프 협상 중단 선언까지 나오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국정공백을 틈타 각국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외환시장, 기업의 해외 활동, 수출 등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우선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협상 중단은 단기적인 영향은 없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미국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중국도 외환보유액 3조달러선이 붕괴될 것으로 보이는 등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반면 한국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볼 때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지는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강세 국면이 시작됐으며 이는 그동안 달러표시 부채를 늘린 신흥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요2개국(G2) 갈등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도 높다. 김 교수는 “미국과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는 일본과의 스와프가 필요했는데 (협상이) 중단되며 위기감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일 어업협상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국은 2016년 어기(2016년 7월~2017년 6월)에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어획량과 조업 조건 등을 정하는 어업협상을 7개월째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갈치 어업을 두고 강대강으로 대치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실정이다. 우리 어민들은 지난해 7월 이후 일본 EEZ에서 갈치 조업을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상황을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국의 경제협력 채널이 닫히는 것도 문제다. 이달 개최가 예정된 외교부 고위급 경제협의(차관보급 참석)도 일본 측이 연기를 통보하면서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 올해 일본에서 제8차 한일 재무장관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지만 역시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이는 양국 교역량 감소 등 경제 단절로 비화할 수 있다. 한일 연간 교역량은 지난 2011년 1,080억달러에 달했지만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격 독도 방문 등으로 관계가 냉각되면서 지난해에는 11월까지 264억달러로 급속히 줄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은 사드를 이유로 한국의 경제 문제를 건드리고 있고 일본도 소녀상을 경제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한국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경제만큼은 상호 호혜적 입장에서 계속 협력해나간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태규·구경우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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