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천 년의 고통 끌어안은 공유, ‘공깨비’에게만 유독 가혹한 신의 형벌,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볼수록 빠져드는, 믿고 보는 로코神 ‘도깨비’ 공유의 마법이 안방극장을 제대로 홀리고 있다.

/사진=tvN 10주년 특별기획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화면캡처
지난 7일 방송 된 tvN 10주년 특별기획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12회에서 김신(공유)은 저승사자(이동욱)와의 키스로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누이동생 김선(유인나)과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행복함도 잠시 자꾸만 지은탁(김고은)의 앞에 나타나는 박중헌(김병철)의 존재를 알게 된 김신은 그를 찾아 나섰고 박중헌의 입을 통해 자신이 그토록 원망했던 어린 왕, 왕여가 바로 저승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신은 분노에 휩싸여 도착한 절에서 저승사자와 마주치자 마자 목을 그러쥐어 긴장감을 자아내 극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공깨비’ 공유를 향한 신의 관심은 특별한 사랑이자 배려일까 아니면 그를 향한 분노일까.

공유는 어느 것이 정답인지 알 수 없는 고통의 시험대 위로 홀로 외롭게 내던져진 김신의 모습을 눈빛, 눈물, 몸짓 하나하나로 표현해내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시간을 고려시대 장군으로 전쟁터를 누비며 누이와 왕, 수하들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으나 그 과정에서 흘린 수많은 적군들의 피는 원죄가 되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도깨비로 살며 수많은 이들의 수호천사가 되었고 약 천 년의 시간 동안 가신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흘린 고통의 눈물에도 신에 의해 그는 또 다시 감당치 못할 슬픔 속으로 무참히 내던져졌다.

끝없는 고통이 공유를 슬픔의 소용돌이에 갇혀 빠져 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사랑을 만났으나 죽음이 그 앞을 가로 막았고, 그립던 누이와의 재회의 기쁨은 동시에 찾아 온 천 년 분노의 대상 앞에 맥없이 사그라지고 만다. 그러던 와중에 또 다시 가신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찾아 왔다. 수십, 수백 번 이어졌음에도 단 한 순간도 익숙해지지 않았을 소중한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되 잊지 못하게 만드는 신이 그에게 내린 가장 잔인한 형벌 앞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축 쳐진 어깨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한편, tvN 10주년 특별기획 ‘도깨비’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8시에 방송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