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 공항 총기난사는 예고된 참사?

정신질환자 소행…13명 사상
수화물 찾는 곳서 범행 저질러
보안 사각지대 해소 숙제 남겨

지난 6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에서 사람들이 총격을 피해 주차된 차량 뒤로 몸을 숨긴 채 대기하고 있다. 이날 총격으로 최소 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퇴역군인 출신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포트로더데일=A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남동부의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에서 6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멈춰 섰던 공항은 하루 만에 다시 가동을 시작했지만 이번 사건은 미국 보안당국에 공항 내 보안검색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CNN방송에 따르면 이번 총기난사는 6일 오후1시께 플로리아주에서 두 번째로 큰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 2번 터미널 수하물 찾는 곳에서 발생했다. 용의자는 자신의 수하물 속에 있던 권총을 꺼내 화장실에서 장전한 뒤 곧바로 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기난사 당시 공항 일대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승객들 때문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경찰은 총기를 난사한 뒤 바닥에 누워 있던 용의자를 사건 직후 체포했다. 용의자의 신원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거주하는 26세 남성 에스테반 산티아고로 밝혀졌다. 그는 육군 주방위군으로 근무하다가 성과부진으로 강등된 뒤 지난해 제대했으며 2010년 이라크에 파병돼 제130공병대대 소속으로 1년을 복무하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용의자에게 정신병력이 있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한 사법기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용의자가 지난해 11월 앵커리지의 연방수사국(FBI) 사무실을 찾아와 “정부가 내 정신을 조종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동영상을 보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6일 공항이 봉쇄되면서 1만2,000여명의 승객이 항공편을 이용하지 못해 발이 묶이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은 7일 0시 화물기, 오전5시 여객기 운항을 재개하며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사건이 발생한 2번 터미널 수화물 찾는 곳은 여전히 출입이 통제돼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사건이 공항 내 보안검색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예고된 참사’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국(TSA)은 보안검색대에서만 승객의 몸과 짐을 검사한다. 이에 따라 수화물 찾는 곳과 승용차 승하차 구역, 택시·버스 정류장, 항공사 발권 카운터 등은 상대적으로 범죄 용의자들의 손쉬운 목표물로 남아 있다.

보안회사인 세트라콘의 제프 슬로트닉 회장은 “공항에서 테러나 그와 비슷한 일을 계획하는 사람은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을 공격 무대로 삼기 때문에 포트로더데일 공항 총기난사 사건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공항 보안구역 확대와 승객의 공항이용 편의성이 상충한다는 점에서 어느 수준까지 보안을 강화해야 할지는 논쟁거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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