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제학회] "美 부채문제, 유럽 찍고 中 넘어갔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경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서는 미국 하버드대의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7일(현지시간) ‘선진국들은 경기침체에 직면해 있는가’라는 주제의 세션에서 세계적 석학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성장 정체는 상당 부분 과다한 부채 때문이었다”면서 “과도한 부채 문제는 유럽을 찍고 이제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경고했다. 로고프 교수는 특히 “올해 중국 경제에서는 금융 리스크의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는 과다차입(채무)이 본격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같은 세션에 참여한 하버드대의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와 데일 요르겐슨 교수는 세계 경제에 대한 진단에서 로고프 교수와는 다소 시각 차이를 보였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은 유럽·일본과 달리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면서 “유럽과 일본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업률이 높고 성장률은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다른 선진국의 경제가 서로 다른 길을 걸을 것임을 예상한 셈이다. 그는 “미국은 기업가정신을 고취하고 이를 지원하는 금융 시스템과 산학 협력이 유럽·일본과 크게 다른 점”이라며 미국 경제가 최근 완전고용 상태에 이른 것도 잘 발현된 ‘기업가정신’과 스타트업 등 활발한 창업활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노조가 취업 예비자와 일자리 매칭을 방해하지 않고 공기업들이 고용 확대에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미국이 유럽·일본 경제에 비해 나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반면 요르겐슨 교수는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생산성 향상 둔화로 미국의 저성장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중국과 인도 경제가 앞으로도 빠른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손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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