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ADRF)에서 한국 아동도서 번역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지난해 5월 진행된 ADRF의 나눔행사에서 번역한 책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ADRF
학생 시절의 봉사활동은 혜안을 넓혀주고 사회 진출 후에도 좋은 경험·지식으로 작용한다. 봉사활동의 종류와 방법도 많은 요즘 아프리카와 아시아 빈곤국 아이들에게 자신의 영어 실력을 활용해 봉사하는 학생들이 있다. 한국의 동화책을 비롯한 아동도서를 영어로 번역하는 1,400여명의 고교생·대학생이 주인공이다.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인 ‘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ADRF)’에서 번역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영어 공부도 하고 보람도 느낀다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아프리카 난민 구호를 위해 지난 1994년 문을 연 ADRF는 2012년부터 아동도서 번역 사업을 시작했다. ‘희망드림’이라는 이름의 아동도서 번역활동팀은 현재 5기까지 모집돼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금까지 1만여권의 아동도서를 번역해 저개발국가들로 보냈다.
ADRF에서 아동도서 번역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임규원(왼쪽)씨와 오세정씨.
숙명여대 국제학과에 재학 중인 임규원(22)씨는 희망드림 5기로 지난해 3월부터 동화책 번역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임씨가 번역한 책은 우리 전래동화를 비롯해 우주과학 아동도서 등 수십 권이다. 이 책들은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그곳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저개발국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다는 임씨는 고등학교 때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토요 영어학교 교사로 활동했다. 그는 “대학 진학 후에도 영어 관련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었는데 마침 ADRF를 알게 돼 아동도서 번역에 참여했다”면서 “아동도서 번역은 매우 까다롭고 어렵지만 내가 번역한 책들을 읽을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는 2월 청주 양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월 한국외대 몽골어과에 입학할 예정인 오세정(20)씨 역시 희망드림 5기로 고교 2학년 때부터 번역 봉사활동을 해왔다. 학교 선배에게 ADRF의 번역 봉사활동을 제안받고 그간 쌓은 영어 실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봉사의 기쁨을 느껴보고자 지원했다. 그동안 오씨가 번역한 수십 권의 책은 주로 아이들의 위생·예절 등에 관련 것들이고 캄보디아·네팔·라오스 등에 전달됐다.
오씨는 “봉사라는 것을 경제력 있는 어른들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지식을 봉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내가 번역한 동화책을 들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을 받아 보면 세상을 가치 있게 만드는 데 동참했다는 뿌듯함이 느껴진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아동도서 번역에 참여하고 싶은 고교생·대학생은 현재 모집하고 있는 희망드림 6기에 지원하면 된다. ADRF는 홈페이지(www.adrf.or.kr)에서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오는 2월23일까지 희망드림 6기 1차를, 2월27일부터 3월24일까지 2차를 모집한다. 모집 인원은 한 기수에 300~500명 정도이며 영어 테스트는 실시하지 않는 등 특별한 제한은 없다.
최우정 ADRF 팀장은 “아동도서 번역활동에는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하고 번역 후에는 전문가들의 검수를 거쳐 책으로 완성된다”면서 “번역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