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일본의 소녀상 설치 반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예고 등으로 한국 외교가 벼랑 끝 위기에 몰렸지만 이를 해결해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네 탓’ 공방만 하며 손을 놓고 있다. 혹시 모를 조기 대선을 의식해 외교보다는 대선 이슈 선점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 4당 가운데 대책 마련에 나서자고 제안한 건 바른정당뿐이었다.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9일 당 전체회의에서 “외교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관점에서 이(소녀상) 문제와 사드 문제에 대해 우선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 긴밀하게 대처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열린 여야 4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는 일절 논의되지 않았다. 여야 수석들은 조기 대선이 치러질 상황을 고려한 공직선거법 개정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만 논의했다. 대신 지지층 확보를 위한 선명성 경쟁에 집중했다. 야당은 ‘사드 문제 차기 정부로 이양’ ‘위안부 합의 파기’ 주장을 이어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부의 저자세 눈치 외교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정부는 위안부 협상 비밀을 낱낱이 밝히고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에 이양하라”고 주장했다. 또 외교부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행사에만 신경 쓴다며 날을 세웠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교체 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무효화시키겠다”며 정부 정책과 배치되는 주장을 해 관련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당도 대책 마련보다는 ‘야당 탓’으로 돌리기에 급급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정작 앞장서 이끌어야 할 제1야당이 안보는 안중에도 없다”며 “나라야 어떻게 되든 하루빨리 정권을 잡으려는 욕심에 들떠 있다”고 지적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