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국면에 본격 돌입한 상황에서 여야 할 것 없이 가계부채 관리를 올해 가장 중요한 민생 대책으로 꼽고 있는 상태로 LTV·DTI를 조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4년 8월 정부가 LTV·DTI 비율을 각각 60→70%, 50→60%로 완화하기 직전 380조원 수준이었던 은행권 주담대는 지난해 11월 현재 529조원으로 40%가량 급증하며 전체 가계부채 증가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8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DTI 한도 규제를 점진적으로 30~50%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8일 여야정 협의체에서 이현재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LTV·DTI의 점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가계소득이 2.4% 늘어나는 동안 가계부채는 6.4% 늘어났고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부분”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정부는 획일적인 규제 강화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일 경제부처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발표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오는 7월 결정하는 LTV·DTI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DTI 산정 비율을 개선하고 금융회사가 대출 시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따져보도록 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가계부채를 관리해나가겠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복안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역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와 기재부의 입장은 다르지 않다”며 “(정책협의체 회의의 내용은) 2014년 단행한 DTI 규제 합리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재점검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성급한 규제 강화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LTV와 DTI를 강화하면 당장 대출이 필요한 분양 시장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심리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전반적으로 올라간다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라며 “LTV·DTI는 강력한 규제인 만큼 앞으로 금리 동향과 분양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