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9일 기준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00원을 돌파했다. /서울경제DB
지난달 자동차 연료비가 3년 5개월 만에 반등했다. 경기 부진, 식탁물가 상승에 휘발유 가격까지 오르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했다. 경유는 오름폭이 더 커 2.8% 올랐다. 휘발유와 경유의 전년 동월 소비자 가격이 상승한 것은 41개월 만에 처음이다.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2013년 7월 1.7% 상승을 끝으로 계속 하락했다. 경유도 2013년 7월 0%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탓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9월 원유 감산에 합의하면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멕시코 등 비 OPEC 산유국이 동참하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12월 2일 50달러대에 올라섰다. 이후에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6일(현지시간) 기준 54.25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리터당 1,408원이던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올해 1월 첫째 주 1,491원으로 80원 이상 상승했다. 경유도 리터당 1,203원에서 1,285원으로 올랐다. 서울은 휘발유 가격 평균이 이미 지난 9일 기준 1,613원으로 1천600원대에 올라섰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1%대에 이어 올해도 1%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 부담이 있고, 계란과 콩, 신선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올라 걱정”이라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