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톡] '아이유-트와이스-수지-김소혜', "참을만큼 참았다"...악플에 적극대처한 여자가수들

“참을 만큼 참았다!” 스타들이 ‘악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악플러 문제가 대두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점차 도를 넘어서고 있는 그들의 행태에 많은 스타들이 적극 대응으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 악플 역시 인기가 주는 산물쯤으로 여기며 모든 것을 감내하거나 혹은 적극 대응하겠다고 공표해놓고서도 별다른 처벌 없이 선처를 베풀던 몇 년 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악플러에 대해 강경대응에 나선 많은 스타들 가운데 여성 가수들의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수위나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근거 없는 루머나 여성으로서는 참기 힘든 ‘성희롱’ 수준의 이야기들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아이유와 트와이스 역시 악플러들과 전면전을 치렀다.

/사진=아이유 인스타그램
지난 5일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1월 아이유에 대한 악성 루머와 허위 사실을 유포한 사례를 수집해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로 인해 악플러 11명이 벌금형이 확정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이미 한차례 악플러에게 선처를 베푼 이력이 있는 터라 법적 처벌을 결정하기까지 그간 아이유의 고통이 상당했음을 짐작케 한다.

특히 로엔 측은 “여성 연예인에 대한 성적 희롱 및 악의성 짙은 비방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불건전한 표현들이어서 고소 사례 내용을 공개할 수 없었다”며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통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알렸다.

트와이스가 SBS ‘2016 SAF 가요대전’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같은 날 공교롭게도 트와이스 역시 악플러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데뷔 1년 만에 가요계를 휩쓸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그 유명세의 이면에 각종 루머와 인신 공격성 악플이 뒤따랐다.

더 이상 묵인할 수 없을 만큼 악플러의 행태가 도를 넘어서자 소속사 JYP 엔터테인먼트 측은 “당사는 금일 부로, 악성루머, 허위 사실 및 인신공격성 발언, 성희롱 수위에 해당하는 모든 게시글 및 관련 댓글 등 소속 아티스트의 명예와 인격을 훼손하는 행위 전반에 대해 법적 절차를 토대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공식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어 JYP 측은 “그동안 자체 모니터링 및 팬분들의 제보를 통해 트와이스 각 멤버들에 대한 악성 게시글을 확인해왔고, 이에 대한 수위 파악을 지속해서 진행해왔다”며 “최근 이러한 악성 게시글의 수위와 양이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이후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 결정된 것은 없으나 ‘선처는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코리델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의 멤버였던 제시카도 지난해 8월 악플러를 고소했다. 검거된 두 명의 네티즌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제시카의 외모와 성적 비하 내용이 담긴 악성 댓글을 올린 혐의를 받았다. 제시카는 당시 “해당 네티즌들이 상습적으로 악성 댓글을 달아왔다”며 “오랫동안 참았지만 모욕 정도가 지나쳐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이오아이 김소혜는 지난해 일진설 및 과거 사진이라고 게재된 합성사진 등으로 인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김소혜 소속사 S&P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전에도 악성루머 피의자들이 특정됐으나 이들이 학생인 데다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루머 확산과 본인 및 가족들의 고통 호소로 다시 법적대응하게 됐다”고 전하며 “악성루머 및 허위사실 유포, 도를 넘는 악플 게재 등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6 Asia Artist Awards’ 시상식에 참석한 수지/사진=지수진 기자
‘국민 첫사랑’ 수지 역시 지난해 악플러 38명을 무더기 고소했다. 공개 연인 이민호와의 열애설이 보도됐을 당시 이와 관련한 루머를 만들어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4년에는 30대 여성 회사원을 검거하기도 했다. ‘교통사고 나서 죽어버려라’ 등 지속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은 것. 하지만 “수지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질투심을 느껴 글을 썼다”는 그가 밝힌 악플을 작성한 이유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씁쓸함을 남겨줬다.

씨스타 다솜이 SBS ‘2016 SAF 가요대전’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씨스타 다솜은 악플러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른 것 보다 아빠 생신인 오늘 애미애비 XXX 이라는 표현은 정말 참기 힘드네요. 지난 6년 동안 잘 참아왔는데 이젠 정말 힘이 듭니다. 죽을 것 같아요”라고 적으며 한 네티즌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네티즌은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욕설을 다솜에게 퍼부었고, 이에 다솜은 “불쌍한 인생.. 얼마나 마음에 상처가 많으면 이런 메시지를 보낼까. 기도할게요. 그쪽의 처량한 인생을 위해서”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다솜의 소속사는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인신공격을 해온 네티즌을 법적절차를 통해 강력히 대응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AOA 설현, 에이핑크 초롱, 다비치 강민경, 원더걸스 유빈, 소녀시대 태연 등이 오랜 시간 악플에 고통 받아 왔다. 신체적인 상처보다 더욱 오래 남을 마음의 상처를 안겨줄 일부 네티즌들의 생각 없이 던지는 몇 줄의 글은 ‘인기의 척도’ 쯤으로 여기며 감내하기엔 이미 정도를 넘어섰다.

과거 악플러를 처벌한 스타들에게 “지나친 것 아니냐”고 비판하던 다수의 네티즌들 역시 이제는 그들의 대응을 지지하고 나섰다. ‘익명성’을 무기 삼아 누군가에게 정신적인 폭력을 가하는 악플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과 한층 강력해진 처벌이 필요한 때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