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11일 최근 정치테마주에 대해 실시한 분석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거래소가 지난달 발표한 ‘테마주 등 이상급등종목 집중 시장감시 강화 계획’에 따라 작년 9~11월 주가가 급등한 정치 테마주 종목 16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대상 정치테마주에서 개인의 비중은 97%로 압도적이었다. 이 중 72.64%가 손실을 입었다. 계좌 당 손실 규모는 평균 191만원에 이르렀다. 투자한 금액이 올라갈수록 손실을 본 투자자 비율도 올라가,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거래대금 5,000만원 이상 고액 개인투자자의 손실 계좌 비율은 전체의 93%에 달했다.
정치테마주들이 어김없이 단기간 급등락 후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손실로 직결됐다. 이들 종목 16개의 평균 주가는 작년 11월말 기준 고점 대비 35% 하락했다. 개별 종목의 주가 하락 폭도 전체 지수의 낙폭에 비해 최소 6.5%에서 최대 44.6%까지 컸다. 거래소 측은 이들 종목이 거의 모두 시총이 작고 유동주식수가 적은 중소형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중요한 사항이 없이 단기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감위 측은 테마주에 편승한 ‘메뚜기형 단기시세조종세력’들의 혐의를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적 등 호재성 정보 없는 테마주를 대상으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이용해 2~3일 정도의 단기간에 다수 종목을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2~3일 간격으로 타깃을 바꿔가며 사전에 주식을 선행 매수 후 높은 가격에 매수호가를 단기간에 집중 제출해 개인의 매수를 유도했다. 그리고 주가가 오르면 당일 모두 처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테마주에 중복 투자한 계좌도 다수였다. 10개 이상에 중복 투자한 계좌가 843개, 14개 이상은 224개에 달했다. 시감위는 이들 계좌에 대해 신종 시세관여형 시장질서교란행위 적용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유사한 불공정행위에 대한 집중 심리로 투자자 보호를 선제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테마주에 집중 투자하는 계좌는 매매양태를 적극 분석해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가 적극 적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공조한다는 계획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