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스파이스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돌아다닌다. 키치죠지는 거리의 아름다운 벽화와 기대 이상의 먹거리, 볼거리로 가득하다. ‘일본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장소’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멋과 낭만이 있는 곳이다. 도쿄에서 가장 핫(hot)하다는 하라주쿠, 아오야마, 오모테산도의 장점만을 쏙쏙 뽑아 놓은 듯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2시 54분에 一二三 라면집에 들어왔다. 기존 라면집 분위기와는 다르게 재즈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중년의 두 남자가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뭘 시킬지 몰라 잠깐 망설이다 테이블 위 메뉴판을 보고 미소라면 한 그릇을 주문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3시부터 5시까지는 영업 준비시간이란다.
1989년에 개업한 히후미 라면집. 개업 당시 만들었다는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덧입어 아주 정겹게 느껴졌다. 이곳의 요시노리쿠도 사장은 일본전통연극을 하는 가부끼 배우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집의 국물 맛은 닭 껍질, 가쓰오부시, 생선뼈, 양파와 대파를 넣어 정성껏 끓인 육수에 있다. 끓인 육수를 찬물에 식힌 후 다시 한 번 더 끓이는 것이 이 집만의 비법. 이 정성 덕분인지 너무 맛있어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지금, 키치죠지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스팟>
이것저것 구경하며 거닐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카페. 읽고 또 읽어봐도 분명 ‘된장’이라 적혀있는 간판이 신기했다. 20년이 넘은 된장 카페인 ‘소이 빈 팜’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된장을 소량으로 용기에 담아갈 수 있다. 덕분에 여러 가지 된장의 참맛을 볼 수 있고, 된장을 테마로 한 다양한 메뉴들을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
△ 베이커리
‘댄디 존 브레드’ 앞에는 빵을 사려고 줄을 선 여성 고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마치 빵을 전시해 놓은 듯 한 이곳은 빵 갤러리와 같았다. 식빵 맛이 담백하고 고소했다. 그리고 베이커리 바로 옆에 진짜 갤러리가 있었다. 빵집 옆 미술관이라니, 이 얼마나 달콤한 조화인가! ‘Feve’ 미술관의 앙증맞은 그림들이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여행자를 반겨준다.
평화로운 호수가 있는 이노카시라 공원. 호수를 가로지르며 천천히 유영하고 있는 오리보트, 호수를 향해 누워 물에 반쯤 잠겨있는 고혹적인 고목, 고즈넉한 벤치... 이렇게 한없이 관대한 자연이 있는 공원이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서 한가롭게 산보를 즐기는 여행객이 많다.
이노카시라 공원 입구에서 만난 80년 이상 된 전통 야끼토리집 이세야. 점원들은 꽤 무뚝뚝한 편이지만, 말이 필요 없는 맛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는 곳이다. 공원에 들어가려는 사람들 거의 다 먹고 간다는 유명한 맛집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누구나 한 편 쯤은 봤을 것이다.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이 힐링 시켜주는 그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지브리 미술관.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 불가하므로 로손 편의점에 들러 티켓을 구입하자. 마치 테마 파크 같은 이 곳을 구경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입에서 살살 녹는 스테이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사토우 스테이크.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 철판에서 스테이크를 굽는 주방장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기차역을 지나쳐 조금 돌아야 하는 곳에 있지만 발품이 아깝지 않은 맛있는 가게다.
일본에 오면 역시 팬시용품점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귀여운 인형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끄는 ‘Beep Beep’. 이색적인 팬시용품뿐 아니라 숍 안에 있는 서점을 통해 아름다운 엽서와 사진들도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