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79%(5만2,000원) 오른 191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190만원을 돌파한 것은 1975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에 192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관투자가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집중 매수세가 이어지며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주식시장에서 본격화한 삼성전자 랠리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글로벌 라이벌 업체인 애플이 실적 부진으로 주가의 변동성이 커진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지난해 4·4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9조2,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13년 3·4분기 10조2,000억원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반면 이달 말에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은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2015년 4·4분기~2016년 3·4분기)으로 15년 만에 연간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하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책임지고 연봉의 15%를 삭감하기도 했다.
양사의 엇갈린 실적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두 달간의 횡보세를 보이던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한 10월4일 양사의 주가를 각각 100포인트로 가정하고 주가 변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지수는 118.53포인트인 반면 애플은 105.4포인트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가 18.53% 오르는 동안 애플은 5.4%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다 보니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26조9,26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비중이 20.09%에 달했다. 이는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역대 최고 기록은 2013년 4월9일 기록한 20.20%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호조로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며 “조만간 주가 200만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