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특검에 불만...朴대통령, 추가 입장 밝힐듯

헌재 변론 직접 출석 등 검토
기자 간담은 설연휴전 유력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하는 것을 포함해 자신의 입장을 추가로 밝히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2일 “헌재 심판과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있겠냐”면서 “박 대통령이 헌재 변론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헌재 출석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헌재와 특검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강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특검이 공식 브리핑 외의 통로로 온갖 의혹을 흘리는 것은 페어플레이가 아니다”라면서 “그런 의혹은 대부분 사실과 달라 박 대통령 측의 분명한 지적이 필요하다”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또 다른 참모는 “헌재는 세월호 7시간 행적 답변서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과연 뭘 더 밝혀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대통령 행적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 측은 입장표명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자간담회와 같은 형태로 휴일에 기자들과 다시 만나는 방안이 가장 간단하지만 ‘권한 정지 중인 대통령은 휴일이라도 경호 외에는 청와대의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것이 부담이다.

박 대통령은 법률 대리인단을 배석시키고 기자들을 만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어 각종 논란을 피할 수 있고 평일에도 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지만 ‘헌재에는 안 나가면서 외곽에서 여론전을 펼친다’는 비판을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는 최후의 카드여서 신중해야 한다는 청와대 내부 의견도 있다.

박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언론을 통해 입장을 표명할 경우 그 시기는 설 연휴 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가족이 모인 식탁에서 바닥 민심이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여론전은 설 연휴를 넘기지 않고 펼쳐야 한다. 만약 박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출석하기로 한다면 현재까지 일정이 잡힌 5~7차 변론기일(16·17·19일)보다는 뒤일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헌재 출석은 심판이 어느 정도 진행된 국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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