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재 시도...한일 소녀상 갈등 새국면 맞나

바이든, 日에 자제 주문 이어
케리 美국무, 윤병세와 통화
17일 아베 순방후 가닥잡힐듯

지난 11일 원주시청공원 내 ‘원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월례 수요집회에 앞서 이선경 원주시민연대 대표가 소녀상 목에 털목도리를 둘러주고 있다. 소녀상의 손에는 이름 모를 시민들이 쥐어준 핫팩들도 놓여 있다. 2015년 8월 건립된 원주 소녀상은 전국 최초로 원주시 공공 조형물로 등록돼 모범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사이에서 미국이 사실상 중재에 나서 국면 전환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교부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밤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정부가 그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왔으며 최근 한일 간 조성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을 평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케리 장관은 또 “미 측으로서는 앞으로도 한일관계 개선 및 한미일 협력 증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소녀상 갈등으로 한일 정부가 지난 2015년 12월28일 타결한 위안부 합의가 위기에 처하자 중재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케리 장관은 윤 장관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도 통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지난 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상황 악화 자제를 주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소녀상을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은 냉각기로 접어드는 분위기이며 다음주쯤에는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사히 신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동남아시아·호주 순방을 마치는 17일 이후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의 한국 귀임 조치 등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한 외무성 간부가 “총리와 외무상·주한대사 등이 함께 만나 논의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부산 소녀상 문제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나가미네 대사가 귀임할 경우 일본 내 자민당과 보수층의 비판이 거세질 우려도 있지만 아베 총리나 기시다 외무상이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시점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종합적 판단에는 안보상의 영향도 포함되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시사한 것을 명분으로 삼아 소녀상 문제와는 무관하게 나가미네 대사를 귀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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