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신규 앱 출시 빨라지는데…'디지털 피로도' 불만 속출

국민 등 4곳 작년 평균 3.35개나
새 기능 탑재에도 금융 소비자는
계좌잔액조회·이체 등에 편중
"업데이트·오류 잦아 불편" 호소
일부 은행 앱 간소화 작업 착수

지난해부터 은행들의 신규 애플리케이션 출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금융 소비자의 ‘디지털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의 경우 몇몇 모바일 앱을 하나로 묶어 재출시하는 앱 단순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평균 3.35개의 신규 앱을 출시했다. 이는 전년도 평균인 1.5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그만큼 출시 주기가 짧아지고 앱의 종류도 많아졌다는 뜻이다. 전체 은행이 출시한 앱 개수를 다 합산하면 100개가 넘는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지난해 하나은행이 가장 많은 신규 앱(6개)을 출시했다. 해외 송금 기능 ‘1Q 트랜스퍼(Transfer)’, 비대면 인증 기능 ‘1Q 비대면인증’, 환율정보 확인 기능 ‘1Q 환율’, 대금지급 기능 ‘1Q bank CMS iNet’ 등 6개 신규 앱을 선보이고 자녀 위치 확인 기능이 있는 ‘하나N 시티’ 앱 서비스를 중단했다. 국민은행은 2015년 한 해 동안 단 한 개의 새로운 앱도 출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KB스타알림, 리브(Liiv), KB마이머니, 리브메이트(Liiv Mate) 등 4개의 앱을 내놓았다.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앱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지만 소비자의 행태는 기본 메뉴 이용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6년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최근 6개월간 계좌잔액조회(96.3%·복수응답)와 계좌이체(87.4%) 기능을 압도적으로 많이 이용했다. 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자동화기기(ATM) 현금인출이나 금융상품 가입 등 신규 기능의 이용률은 각각 15.5%, 6.6%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 개인정보 유출 우려, 이용 절차 복잡 등을 이유로 꼽았다. 개인정보 유출 및 악용 또는 휴대폰 분실 우려 때문에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을 꺼리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서는 신규 출시된 앱들이 용량이 크고 업데이트·오류 등이 잦아 이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채팅 기능 앱을 이용하고 있는 김모씨는 “분명 메시지를 보냈는데 상대방이 못 받았다고 한 경우가 많았다”며 “업무 관련 중요한 내용이었으면 낭패를 볼 뻔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모바일 앱 이용자인 이모 씨는 “너무 서둘러 출시하다 보니까 처음에 내놓았을 때 제대로 정비가 안 된 앱도 있다”며 “두 달에 한 번꼴로 업데이트가 되는데 ‘일단 내놓고 난 다음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겠다’는 속셈”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면서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은 여러 앱에 분산돼 있는 주요 기능을 하나로 모으는 앱 간소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전략본부를 중심으로 대고객 서비스 앱 통합 등을 통해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