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이 같은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2.0%) 이후 8년 만에 최저다. 하향 조정폭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내수가 급랭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낮췄던 2015년 7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또 한은 전망치는 정부의 2.6%보다 0.1%포인트 낮지만 한국개발연구원(2.4%), 현대경제연구원(2.3%), LG경제연구원(2.2%), 한국경제연구원(2.1%) 등 주요 연구기관보다는 높다.
한은에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위축이다. 한은은 올해 2.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봤던 민간소비 증가율을 1.9%로 0.3%포인트 낮췄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국내 정치 불안으로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위축돼 내수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면 반등한 설비투자와 수출은 회복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1.8%로 한은의 중기목표인 2.0±0.5%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또 취업자 증가규모는 연간 26만명으로 지난해보다 4만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지난해 985억달러였던 경상수지 흑자는 810억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일시적 요인이 크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꺾였다고 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