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사랑하는 음악도 있죠. 마음이 고달플 때 기어들어가서 쉴 수 있게 해 주는 창고 같은 음악들요. 특히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없는 뮤지션들이라면, 제 머릿속에 아름다운 박제처럼 남아있게 됩니다.
그렇게 기억되는 뮤지션이 둘 있습니다. 한 명은 엘리엇 스미스. 또 다른 한 명은 밴드 ‘타입 오 네거티브’의 피터 스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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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스미스는 평생 우울한 삶을 살았습니다. 부모님의 이혼, 양부의 학대에 우울증도 앓았죠. 34세에 자살했습니다. 언뜻 그의 음악은 담담하지만 듣다 보면 너무 큰 괴로움을 감당해야 했던 사람의 체념이 느껴집니다. 그걸 표현하는 엘리엇 스미스의 목소리는 완벽한 균형점처럼 무심하죠. 그래서인지 전 왠지 들떠있을 때나 센치해지고 싶을 때는 엘리엇 스미스를 못 듣습니다. 한창 신났을 때 누군가 생의 어두운 면을 들이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 중 한 곡, ‘Between the bar’를 띄웁니다. 신나는 토요일 오전에 잠깐 들었더니 마음이 어지러워집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