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복병으로 떠오른 ‘이스트딜 시큐어드’

IFC 매각 성공시키고 GIC의 국내 첫 물류센터 매각도 맡아
앞으로 대형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서 역할 커질 듯



미국의 대형은행 웰스파고 계열의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이스트딜 시큐어드(Eastdil Secured)’가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역대 최고 거래규모를 기록한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거래를 성사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의 국내 첫 물류센터 매각 자문을 맡게 됐다. 향후 국내 대형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서 이스트딜 시큐어드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GIC는 경기 이천과 경남 밀양, 충남 천안 등에 위치한 물류센터 10개의 매각자문사로 이스트딜 시큐어드를 선정했다. ★본지 2016년 12월16일자 27면 참조

이 소식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간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를 주도해왔던 세빌스코리아를 비롯해 CBRE코리아·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JLL 등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와 브룩필드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쳤기 때문이다. 이스트딜 시큐어드는 국내에는 사무실이 없고 홍콩에서 이번 거래를 맡는다.


이스트딜 시큐어드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것은 IFC 매각을 진행하면서다. 이스트딜 시큐어드는 지난 2015년 IFC 매각자문사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성공적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 애초 시장에서는 IFC의 거래규모가 크고 공실률이 높은 데다, 여의도 오피스 시장의 전망마저 좋지 않아 매각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IFC 매각이 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역대 최고 거래규모(2조 5,000억원)을 기록한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전경. 웰스파고 자회사인 부동산 컨설팅사 ‘이스트딜 시큐어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매각 주선을 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경제DB


하지만 이스트딜 시큐어드는 이 같은 시장의 전망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지난해 4월 진행된 IFC 예비입찰에서 브룩필드·블랙스톤·아센다스·인베스코·M&G리얼에스테이트·ARA에셋매니지먼트·GIC·중국투자공사(CIC) 등 세계적인 부동산자산운용사들과 기관투자자들을 끌어들여 매각을 흥행시켰으며, 작년 11월 매각 작업을 마무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트딜 시큐어드가 IFC 매각을 순조롭게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 자본 시장의 흐름을 읽고 투자자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IFC의 새 주인이 된 브룩필드도 이번이 첫 한국 투자다. 이외에도 블랙스톤, CIC, 캐피탈랜드 등 그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았던 외국계 투자자들이 IFC 인수에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GIC가 이스트딜 시큐어드를 자문사로 선정한 것도 지난해 IFC 매각을 통해 보여준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다른 대형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도 이스트딜 시큐어드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트딜 시큐어드는 이전까지는 주로 국내 기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시 거래를 주선하는 역할을 해왔다. 국내 부동산 매각을 주선하는 것은 IFC에 이어 이번 GIC 물류센터가 두 번째다.

한편 GIC의 이번 물류센터 매각은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e-commerece·전자상거래)의 발달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물류센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최근 아시아 지역의 물류센터 인수를 위해 조성된 자금들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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