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과 결합하지 않은 세포골격 조절 단백질(EFhd2)이 많아지면 암세포의 전이나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나 나왔다.
15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엄수현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모양 유지, 이동, 세포분열 등 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현상을 조절하는 EFhd2 단백질의 핵심 부분인 액틴 결합부위의 3차원 구조와 작용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진이 X-선 결정학 기법 등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칼슘과 결합한 정상적인(야생형) EFhd2는 세포골격 유지에 필요한 섬유상 단백질인 ‘액틴’과의 결합부위 구조가 안정화돼 액틴 다발(여러 가닥의 액틴 필라멘트)을 형성했다. 반면 칼슘과 결합하지 않으면 액틴 결합부위가 역동적인 구조로 변화, 액틴 다발 형성 기능이 감소했다.
앞선 연구들에 따르면 EFhd2는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대장암·악성흑색종 환자의 조직에서 발현이 증가한다. EFhd2가 지나치게 많이 발현된 실험쥐에선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암세포가 현저히 증가했다.
엄 교수는 “세포 생존 조절에 관여하는 EFhd2의 칼슘결합 여부에 따른 액틴 다발 형성 조절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며 “암세포 전이억제를 위한 항암제 개발이나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EFhd2의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N말단, 분자 2개가 모여 활성을 나타내는 2량체 형성에 필수적인 C말단 부분의 구조도 규명할 계획이다.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말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칼슘과 결합하지 않은 세포골격 조절 단백질(EFhd2)이 많아지면 암세포의 전이,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가 빨라질 수 있다.